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해양경찰청 모습. 신소영기자 viator@hani.co.kr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가 올해 하반기 해양경찰관 채용 인원을 195명으로 공고해놓고 123명만 뽑아 응시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8월에 공표된 ‘2014년 해양경찰공무원 채용 공고’는 공채 순경 100명(남 90·여 10), 전경 30명 등 모두 195명을 선발한다고 했다. 하지만 23일 발표된 최종 합격자 수는 72명 적은 123명이다.
공채 순경 남성은 54명만 최종 합격했고, 전경은 15명에서 7명으로 줄었다. 4명을 뽑으려던 해양경찰학과 출신(남성)은 2명만 뽑았다. 중국어·영어·일본어·러시아어 등 외국어 분야는 모두 예정 인원의 3분의 2만 뽑았다. 모든 직군에서 채용 예정 인원의 60~70%만 합격했다.
2만2000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 해양경찰관 수험생들의 온라인 카페에서는 “약속대로 채용하지 않은 해경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종 면접까지 갔으나 ‘면접 과락’ 통보를 받은 ㄱ씨는 “2년6개월 동안 시험을 준비했다. 추운 겨울에 체력검정까지 마친 수험생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의 채용 규칙에는 면접관 절반 이상이 5점 만점 중 가장 낮은 1점을 주면 과락이 된다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대개 수년간 공부하고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이들이 최종 면접까지 오는 공직 채용에서 3분의 1 이상을 탈락시키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응시자들은 해경이 국민안전처 소속으로 되면서 예산까지 줄자 면접 점수를 이용해 채용 인원을 줄인 것 같다고 보고 있다.
해경이 채용 인원을 약속대로 뽑지 않은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당시 공고 인원은 503명이었지만 482명만 최종 합격해 30여명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336명을 뽑기로 했지만 303명만 뽑았다. 올해 하반기에는 공고한 채용 규모와 실제 선발 인원 차이가 더 커진 것이다. 해경은 지난해 상반기 이전에는 공고 인원을 그대로 채용해 왔다.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채용팀은 예정 인원보다 가장 적게 뽑은 공채 순경 남성의 경우 2배수인 180명이 필기시험을 통과했지만 적성·체력검사 탈락자와 면접 결시자를 제외하고 91명만 최종 면접에 응했다고 밝혔다.
해경 채용팀 관계자는 “다른 성적이 우수해도 해경 기준에 맞지 않다고 판단된 응시생은 채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우리 이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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