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국토해양부 철도 항공사고조사위원회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출석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대한항공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지난 14일 자신에게 견과류를 서비스한 승무원과 비행기에서 내쫓긴 사무장에게 사과를 하러 두 사람의 집으로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해 ‘사과 쪽지’를 남기고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과 쪽지에 진정성이 담겨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 전 부사장이 14일 오전 8시께 자신에게 견과류를 서비스한 승무원과 비행기에서 내쫓긴 사무장에게 사과하러 두 사람의 집으로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해 사과 쪽지를 남기고 왔다고 밝혔다.
앞서 <한겨레>는 13일 조 전 부사장에게 승무원의 사직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대한항공에 요청했다. 회사 쪽은 이날 “병가로 휴가를 낸 박창진 사무장과 달리 해당 승무원은 휴가나 사표를 내지 않은 상태이고, 국토교통부 조사 등을 받으러 비행기 근무가 아닌 지상 근무중”이라고 답변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조 전 부사장은 회사에서 근무중인 직원에게 사죄하러 주말에 일부러 이 승무원의 집을 찾아간 셈이 된다.
<한겨레>가 15일 대한항공 쪽에 “조 전 부사장이 사과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내근중인 직원에게 오늘이라도 사과를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다시 확인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한겨레>와 통화한 13일 당시에는 비번이었고, 그날 오후 승무원이 전화로 휴가를 신청했다고 한다. 14일부터 17일까지 휴가”라고 밝혔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이 15일 오전 9시께 사과하러 집에 갔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못 만났다”고 해명했다. 승무원이 휴가를 내고 쉬고 있는 상태여서 주말 아침 일찍 찾아가 사과를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항공은 ‘승무원이 휴가가 끝나는 18일에는 출근하느냐’는 질문에 “본인이 결정하는 거라 모르겠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11일 국토교통부 조사실에 출석하면서 견과류 서비스를 한 승무원과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사무장에겐 “직접 사과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조사를 받고 나온 뒤엔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조 전 부사장은 국토부 조사가 끝난 뒤 “사무장을 폭행하고, 거짓 진술을 강요했느냐”는 질문에 “처음 듣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