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선·정릉과 바로 맞붙어 있는 유흥가 골목. 1층 로비에 손님이 들어서면 먼저 지하 1층과 지상 4~5층에 나뉘어 영업하는 유흥주점으로 안내된다. 술을 마실 룸을 잡은 손님은 ‘매직 미러룸’이 있는 3층으로 이동한다. 몇 년 전부터 강남지역 유흥가에 퍼지기 시작한 매직 미러룸은 특수 제작한 유리창을 통해 영화 속 조사실처럼 밖에서만 안을 볼 수 있다. 손님들은 미러룸에서 대기하고 있는 여성 종업원을 선택한다.
이 여성 종업원과 술을 마신 손님들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 건물 6~9층에 있는 ㄹ모텔로 이동한다. 이 모텔은 숙박업소 허가를 받았지만 정작 출입구는 유흥업소 로비와 연결돼 있다. 일반 투숙객은 아예 받지 않는다. 모텔 카운터에서는 따로 요금도 받지 않았다. 손님들은 술값과 여성 종업원과의 성매매 비용을 합쳐 1인당 30만원 정도를 낸다. 빌딩 전체가 이른바 ‘풀살롱’ 영업에 사용된 것이다. 빌딩 2층은 종업원 대기실과 주방으로, 10층 역시 대기실과 창고로 이용됐다고 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6월부터 10층짜리 빌딩에 유흥주점 두 곳을 차려놓고 여성 150여명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업주 엄아무개(33), 지배인 정아무개(33), 모텔 주인 임아무개(3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17일 새벽 성매매 현장에서 적발된 여성 종업원 4명과 손님 3명도 입건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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