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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산업은행, 세월호 실물 확인도 않고 80억 빌려줬다

등록 2014-10-21 00:50수정 2014-10-21 07:54

산업은행/한겨레 자료사진
산업은행/한겨레 자료사진
청해진해운에 ‘특혜’ 의혹 짙어져
업체보다 사업성도 높게 평가해
산업은행이 청해진해운에 세월호 구입 자금을 빌려주면서 선박 실물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계약서만으로 80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 자체 평가보다도 대출금 상환 능력을 높게 평가해주는 등 ‘이상한’ 대출심사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청해진해운 관련 금융검사 자료 및 산업은행 쪽 설명을 종합하면, 산업은행은 2012년 10월 세월호 구입대금 80억원을 실물을 보지 않고 하는 ‘탁상감정’으로 대출해줬다. 이유는 ‘당시 세월호가 아직 일본에 있기 때문’이었다.

‘수입 전’이라도 평가를 위탁받은 감정평가사가 대신 실물을 확인하고 대출 근거가 되는 평가자료를 은행 쪽에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인 업무 처리라고 한다. 하지만 이 의원이 세월호 감정평가를 한 ㄷ감정원 등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산업은행이 실제로 세월호 감정평가를 한 것은 80억원이 대출되고 넉달이 지난 2013년 1월이다. 이 의원은 “산업은행 쪽에 확인해 보니 ‘관례상 계약서만 참고했고, 인터넷으로 유사한 배의 가격을 찾아서 대출을 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감정평가서를 받은 직후에 다시 청해진해운에 세월호 증축 자금 등으로 20억원을 추가로 대출해줬다.

또 금융감독원은 “산업은행이 자금을 대출해주면서 (세월호 관련) 사업성과 대출금 상환 능력을 청해진해운보다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는 금융검사 결과를 지난달 내놨다. 청해진해운과 산업은행이 작성한 추정재무제표를 비교해보면, 세월호 인수 1년차인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치의 예상 매출액에서 고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첫해를 제외하고는 해운사 자체 계산보다 산업은행 것이 더 낮다.

금감원 검사 결과, 45개 금융기관이 청해진해운과 관계사 48곳에 3443억원, 21개 금융기관이 관계인 88명에게 424억원 등 모두 3867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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