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공연 사고
‘안전요원들이 제대로 통제만 했더라도….’
1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공연 도중 지하주차장 환풍구 덮개가 붕괴돼 16명이 숨진 사고는 ‘안전 불감증’이 부른 전형적인 인재다. 과거에도 관람객이 몰리는 각종 공연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났지만, 인명 피해로는 이번 사고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에 일어난 사고 중 가장 큰 대형 참사는 2005년 10월3일 경북 상주에서 열린 상주자전거축제 도중 벌어진 사고다. 당시 <문화방송>(MBC)이 주최한 가요콘서트를 보기 위해 노인과 어린이 등 1만여명이 상주시민운동장에 몰려들었는데, 입장객들이 서로 먼저 들어가기 위해 밀고 당기다가 넘어지고 깔리면서 11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쳤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경찰이나 행사진행 요원이 단 한명도 없었다.
공연장 참사는 이전에도 비일비재했다. 1992년 2월1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미국 팝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의 공연 도중 벌어진 사고도 이 중 하나다. 당시 공연장 뒤쪽에 있던 소녀팬들이 스타를 보기 위해 무대 앞으로 몰려 나오다가 60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1995년 10월28일엔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젊음의 삐삐 012 콘서트’ 공연장에서 1만여명의 관객이 한꺼번에 입장하려다가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듬해 2월16일 대구 83타워(옛 우방타워) 잔디 광장에서 열린 <문화방송>(MBC)의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 도중 또 사고가 일어났다. 앞으로 몰리던 관객들이 앞쪽 관중들을 덮치면서 1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998년 12월4일엔 전남 순천시 연향동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소년소녀가장돕기 콘서트’에서 아이돌 그룹 에이치오티(H.O.T)에게 여학생 팬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2명이 실신하고 10여명이 다쳤고, 2002년 9월22일 대구시 두류공원에서 열린 ‘한가위 효 콘서트’에선 입장 도중 뒤에서 밀린 관객들이 넘어져 4명이 다쳤다.
또 2004년 6월4일, 충북 청주시 청주대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교 기념 공연에서도 공연장 입장 중 뒷사람에게 밀린 관객 13명이 다쳤고, 2005년 7월11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여고 체육관에서 열린 한 음악전문 케이블 방송 녹화 도중 관객들이 무대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1992년 2월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뉴 키즈 온 더 블록' 내한공연을 보는 10대 소녀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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