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2014 더불어숲 축제’를 함께 주최하는 주민 추진위원 박선애씨, 축제 추진단장인 김용호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장, 축제 총괄기획자 장주원씨. 김경애 기자
성공회대·구로구 푸른수목원
올해부터 주민들 추진단 참여
“마을공동체 만들 수 있길 기대”
올해부터 주민들 추진단 참여
“마을공동체 만들 수 있길 기대”
“도심에서 보기 드문 서울 푸른수목원을 우리 마을의 보배로 가꾸고 싶다는 마음에서 선뜻 참여했어요. 입주한 지 2~3년쯤밖에 안 됐지만 그동안 전혀 모르고 살았던 마을공동체를 발견하는 재미에 모두들 푹 빠져 있어요.”
서울 구로구 천왕동의 이펜하우스에 사는 주부 박선애씨가 ‘더불어숲 축제 주민 추진단’에 참여한 동기다. 오는 17~19일 구로구 항동 푸른수목원에서 열리는 ‘2014 더불어숲 축제’는 주민추진단·구로구청·성공회대에서 함께 주최하는 인문학 잔치로 민관학 협력의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천왕이펜하우스는 2011년 6월 에스에이치(SH)공사에서 완공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장기전세주택인 시프트 1600여가구를 비롯해 임대주택 1100여가구, 일반분양 700여가구 등 모두 3400여가구가 입주해 있다. 박씨는 4단지 작은 도서관의 매니저로, 단지마다 있는 작은 도서관 6개의 관장들과 함께 축제 추진단에 참여하고 있다. 추진단에는 온수동 마을도서관장 등 모두 8명의 주민 대표가 함께하고 있다.
“주민들이 단순히 구경꾼이나 수용자에 그치지 않고 기획·섭외·홍보·진행 등 전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축제를 명실상부한 마을공동체의 장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축제의 추진단장인 김용호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장은 주민들, 특히 한창 자녀를 키우는 젊은 주부들이 가세한 덕분에 축제의 내용이 한층 풍성하고 세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두 4개 주제로 구성된 축제 프로그램 가운데 ‘공감의 숲’은 주민들이 직접 기획과 홍보, 진행까지 맡는다. ‘몸이 마음을 만지다’란 제목으로 예술치유와 인형극·구연동화를 보여주는 ‘숲속 동화나라’를 펼친다. 주민 대표들은 18·19일 모두 4회에 걸쳐 사전 참가 신청을 받고자 홍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혜의 숲’ 프로그램의 하나로 18일 오후 5시 열리는 ‘더숲트리오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대화 손님으로 초대한 것도 주민 대표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19일 오후 2시부터 푸른수목원 잔디마당에서 작가 김해원씨가 진행하는 ‘열일곱살의 털’은 청소년기 성장통 이야기로 역시 주민들이 추천했다.
추진단에서 홍보위원을 맡고 있는 박씨는 축제 마지막날인 19일 구로구민체육센터의 전용버스를 전철역에서 수목원 구간을 오가는 임시 셔틀버스로 축제 참가 주민들에게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직접 건의하기도 했다.
이번 축제의 총괄기획자인 장주원씨는 “2004년 불의의 사고로 요절한 정은임 아나운서의 <에프엠(FM) 영화음악>을 기억하는 이들의 자리인 ‘기억의 숲’만 빼고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지난해 첫번째 축제가 구로구청과 성공회대가 손잡은 관학 협력에서 올해는 지역 주민들까지 가세해 민관학 협력으로 발전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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