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문화방송> 대주주·방문진) 전 이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당일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 200만원 어치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 표절 사실이 드러나 중도 사퇴하는 마당에, 사의를 밝힌 뒤 곧바로 백화점 쇼핑에 나선 셈이다.
8일 방문진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한테 제출한 ‘2013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김 전 이사장은 지난해 3월13일 오전 8시~9시40분 진행된 제3차 임시 이사회에 출석해 사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2시 백화점에서 회사 법인카드로 200만원을 썼다. 개인 업무추진비 명목이었다.
이에 대한 방문진 사무처의 대응도 논란거리다. 방문진 사무처는 ‘이사장의 1년 업무 추진비는 모두 3600만원이라 한달 평균 300만원으로 볼 수 있고, 2013년 1월부터 3월13일까지 일한 김 전 이사장은 3개월분인 900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사무처는 김 전 이사장이 2013년 1월1일부터 3월12일까지 쓴 돈 928만원(백화점 상품권 200만원 포함) 가운데 차액인 28만3904원만 환수했다.
방문진 감사는 보고서에서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한 시각에 그는 이미 이사장이 아니었기에 사용 권한이 없다. 김 전 이사장은 사퇴를 선언하던 시점에 법인카드를 반환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사무처는 김 전 이사장으로부터) 200만원 전액을 환수받아야 한다. 만약 김재우 전 이사장이 반환하지 않으면 업무상 횡령죄로 고발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방문진 사무처는 해당 감사보고서가 지난 7월 이사회에 보고됐음데도 이날까지 환수 조처를 하지 않았다. 사무처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전화에서 “후임 이사장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임기가 끝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상품권 사용처에 대해 소명을 받은 뒤 추가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김 전 이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김재우 전 이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2009년 방문진 8기 이사로 선임돼 2010년 5월 중도 사퇴한 김우룡 전 이사장 뒤를 이어 이사장이 됐다. 2012년 9기 이사 선임 때 연임했다.
그는 지난 2012년 국정감사 때 법인카드로 539만원어치의 와인을 사고 주말에 고급 식당과 백화점에서 수십 차례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 ‘부정 사용’ 의혹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단국대가 김 전 이사장의 박사 학위 논문이 표절이라는 이유로 학위 취소를 통보하자, 이사장직을 사퇴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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