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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출생신고도 없이 17년동안 살았다

등록 2005-09-21 19:01수정 2005-09-21 19:01

할인점서 지갑 훔치다 잡힌 소년 “주민등록없고 초등학교도 안다녀 어머미와 둘이 살다 석달전 가출”
출생신고도 돼 있지 않은 채 17년을 살아온 소년범에게 검찰이 주민등록번호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서울동부지검은 21일 어머니가 출생신고를 안해 주민등록번호조차 없는 박아무개(17)군에게 주민등록 및 호적등록 절차를 밟아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군은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의 한 할인점에서 지갑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주민등록상 인적사항이 전혀 없는 박군은 경찰 조사에서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고, 어머니와 둘이 살다가 석달 전 집을 나온 뒤 구걸을 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군의 어머니와 친척을 수소문했지만 결국 찾지 못해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박군이 훔친 액수도 크지 않고 피해품이 회수된데다 반성을 하고 있어 박군을 내보내려고 했으나 돌봐줄 보호자가 없어 바로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박군의 딱한 사정을 놓고 고민한 결과 우선 이 사건을 서울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되 박군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만들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검찰은 법무사를 선정해 박군 어머니의 소재가 밝혀지는 대로 출생신고를 하고 주민등록과 호적등록을 마치기로 했다. 또한 박군을 소년원에 보내는 대신 ‘범죄예방협의회’와 함께 후견인을 찾아 취학과 기술교육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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