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이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고승덕, 문용린, 이상면, 조희연 후보.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교육감을 시·도지사가 임명하게 하자’는 내용을 뼈대로 한 ‘교육자치·지방차지 통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야당과 교육부는 “교육의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 훼손”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일 <한겨레>에 공개한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연계·통합 간담회’(8월6일 개최) 자료를 보면, 교육감 선출 제도를 현행 직선제에서 시·도지사가 임명하는 간선제로 바꾸는 방안이 담겨 있다. 자치단체장이 교육기관의 중기재정계획을 수립하고, 교육재정을 시·도지사의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분과로 들여오는 방안 등도 포함됐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2013년 설립된 법률기관으로 국가와 지자체의 권한과 책임을 조정하는 업무를 맡는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 교육자치소위원회 위원장인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지금 교육자치는 교육부에 종속돼 있다. 교육자치가 교육 관료 자치가 아니고 주민자치가 되려면 지방자치 속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연계·통합을 추진할 교육자치 소위를 구성했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연계통합안을 이달 중으로 본위원회에서 의결한 뒤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회에 보고하는 일정을 세웠다. 여당 국회의원이 발의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다음 지방선거인 2018년 7월부터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육동일 소위원장은 “진보교육감 13명이 당선된 뒤에 통합안이 알려져 ‘박근혜 정부의 보복’이라고 오해를 사고 있지만,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일원화는 2012년 6월부터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위헌’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뜻이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모두 3차례(4월, 7월, 8월)에 걸쳐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 반대 의견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는 8월에 보낸 공문에서 “교육감의 시·도지사 임명을 포함해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교육자치 통합안은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 등 헌법 및 관련 법과 충돌·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교육부한테서 법률 검토를 의뢰받은 대한교육법학회 소속 교수와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 8명도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통합안은 교육의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에 위배된다”는 견해를 내놨다.
육동일 소위원장은 “정당 공천을 하지 않는 지금의 교육감 직선제가 정치 개입 없이 중립적으로 치러진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니 아예 드러내놓고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하려면 교육부의 공감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합의와 절충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의원은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연계 통합안은 헌법이 명시한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사실상의 교육자치 폐지안이다. 교육계와 함께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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