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세계 최초 원천기술 확보
‘종이 배터리’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30일 “나무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로 제조한 나노종이 분리막과 전극을 이용해 종이처럼 휘어지는 배터리인 ‘플렉서블 종이 리튬이온전지’(Flexible Paper Lithium-ion Batteries)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나노종이란 종이의 원료인 셀룰로오스의 입자를 나노 크기로 분쇄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다공성의 유연한 종이’를 말한다. 분리막은 리튬이온전지의 음극(-)과 양극(+)을 나누는 얇은 막으로 주로 플라스틱(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이용한다. 종이 배터리는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종이 분리막으로 기존의 플라스틱 분리막을 대체하기 때문에 전극 사이의 계면이 매우 안정적이고, 우수한 기계적 물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산림과학원 쪽의 설명이다. 특히 외부 압력에 의한 형태 변화에서도 전지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여러 전기화학 소자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기존의 리튬이온전지는 음극과 양극에 들어가는 바인더(접착제)가 전극의 전자전도도 뿐만 아니라 에너지 밀도까지 감소시켜 물리적 유연성이 매우 부족하고 생산비용도 많이 드는 단점이 있었다.
종이 배터리는 국립산림과학원과 울산과학기술대학교의 공동연구로 개발된 국내 순수 원천기술이다.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인터넷판에 지난 16일 게재됐다. 산림과학원 이선영 박사는 “이제 종이 배터리라는 꿈의 기술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산림과학원은 “리튬이온전지와 이 전지에 포함되는 분리막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각각 22조원과 2조원에 달하며, 시장규모는 2018년까지 1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는 최근 첨단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둥글게 말 수 있는 롤업(Roll-up) 디스플레이와 옷처럼 입을 수 있는 전자소자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세종/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