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등이 7월 19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자율형 사립고인 배재고를 찾아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시의원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진행중인 가운데 자사고 정책에 관한 의견 수렴과 정책 검토 등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용린 1차때보다 평균 11점 하락
기본점수 없애고 새 지표 적용
학생 충원율·감사결과도 반영된듯
하나고·한가람고는 ‘고득점’ 받아
기본점수 없애고 새 지표 적용
학생 충원율·감사결과도 반영된듯
하나고·한가람고는 ‘고득점’ 받아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4곳을 종합평가한 결과 세화고·우신고·이대부고 등의 순서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아 9일 <한겨레>에 공개한 ‘자사고 운영성과 종합평가 채점표’를 보면, 세화고가 58.4점으로 최하점이고, 우신고(63.3)와 이대부고(64.6)가 뒤를 이었다. 이 3곳과 함께 경희고(64.7)·배재고(65.2)·중앙고(65.4)·숭문고(66.1)·신일고(68.7)가 재지정 평가 기준점수 70점(100점 만점)을 넘기지 못해 지정 취소 통보를 받았다.(<한겨레> 9월5일치 1·6면 참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학교는 하나고(94.1)였고, 한가람고(84.4)·이화여고(75.8)·동성고(73.1) 차례로 뒤를 이었다. 중동고(71.5)와 한대부고(70.9)는 기준점수를 간신히 넘겼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진행한 종합평가 결과, 자사고들은 문용린 전 교육감 때의 1차 평가보다 적게는 0.8점에서 많게는 17점까지 평균 11점가량 감점됐다. 조 교육감은 1차 평가 결과에서 준 기본점수를 없애고 ‘자사고 설립 취지에 맞는 운영 인식 정도’ ‘자부담 공교육비 적절성’ ‘학생 참여와 자치문화 활성화’를 평가지표에 새로 넣고 배점을 조정해 종합평가를 진행했다.
각 학교가 어떤 영역에서 감점을 당해 탈락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기초 교과목인 국어·영어·수학의 교과과정 편성 비율이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으리라 분석된다. 2010~2013학년도 신입생 기준으로 국영수를 가장 많이 편성한 동성고(59%)와 한대부고(58.8%)는 평가를 통과했고, 가장 적게 편성한 경희고(48.4%)는 탈락했다. 평가에 참여한 관계자는 “종합평가는 1차 평가단이 실시한 원점수엔 손대지 않고 새 지표에 적용시키기만 했다. 1차 평가단이 실사를 나가 기초 교과목 편성을 평가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반면 2014학년도 신입생 일반전형 모집에서 경쟁률이 1 대 1을 넘지 못한 학교 3곳(배재·우신·숭문)이 모두 탈락해 평가지표 중 ‘학생 충원율’이 중요한 구실을 했으리라 추정된다. 아울러 이전에 실시된 감사 결과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탈락한 우신고(2012년 사안 조사 당시 48건)와 배재고(2012년 특정감사 당시 7건)가 1~2건에 그친 다른 학교들보다 감사 지적 사항이 훨씬 더 많았다.
앞서 지난 5일 교육부는 조희연 교육감이 요청한 8개 자사고에 대한 지정 취소 협의 신청을 모두 반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민정 교육청 법무팀 소속 변호사는 “교육부와 자사고가 지정 취소 절차에 응하기를 거부하더라도 지정 취소 권한이 교육감한테 있기 때문에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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