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3일 성매매특별법 시행 1주년을 앞두고 경찰청이 성매매 사범과 업소의 단속 실적을 발표했지만 전반기 6개월 통계와 큰 차이가 없어 경찰의 단속이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난 1년간 전국 성매매집결지 업소는 1천679곳에서 1천61개로 줄어들었고 여성 종업원수는 5천567명에서 2천653명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언뜻 보면 1년 동안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경찰청이 성매매특별법 시행 6개월을 맞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와 비교해보면 별다른 차이가 없다.

경찰청은 3월 성매매특별법 시행 6개월만에 전국 성매매집결지 업소는 1천679곳에서 1천71개로 줄었고 성매매 여성도 같은 기간 5천567명에서 2천736명으로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9월 통계를 지난 3월 발표와 견주어 보면 후반기 6개월간 성매매 업소는 전국에서 10곳(0.2%)이 줄어들었고 성매매 종사 여성은 불과 83명(1.4%) 감소에 그쳤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전반기 6개월은 어느정도 단속 실적을 거둔 반면 후반기 6개월은 성매매업소와 종업원수의 감소치가 자연감소분 정도에 지나지 않았던 셈이다.

이처럼 성매매특별법 시행 1년간의 성과가 전ㆍ후반기에 큰 차이를 보이는 데는 지난해 법 시행과 동시에 여론의 관심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경찰의 성매매집결지 단속이 초기에만 `반짝' 효과를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매매 사범 검거 건수를 보면 전반기 6개월간이 9천14건인 반면 후반기 6개월은 7천246명으로 상반기에 쏠려 있다.

또 성매매가 인터넷, 유사성행위, 주택가 침투 등 음성화하면서 성매매집결지 단속이 한계점에 다다른데다 생존권을 앞세워 길거리로까지 나섰던 성매매 업주와 일부 종업원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다보니 단속 실적이 미미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찰청 이금형 여성청소년과장은 "폭은 작지만 계속해서 감소추세를 유지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성매매 단속은 경찰 뿐 아니라 다른 유관기관과 시민단체와도 연계되는 일이기 때문에 단속 실적으로만으론 모두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