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이 아버지 김영오씨 / 사진 김영오씨 제공
단식 36일째…페이스북에 정부에 남은 힘 다해 호소
“대통령님, 의원님들! 특별법 제정해 나라 망신 그만…”
누리꾼들 염려 폭주…“건강 생각해 멈춰달라”
“대통령님, 의원님들! 특별법 제정해 나라 망신 그만…”
누리꾼들 염려 폭주…“건강 생각해 멈춰달라”
18일로 단식 36일째를 맞은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내 할 일은 거의 다 했으니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의원들은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며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호소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과 16장의 사진을 올렸다. 이 글에는 오후 2시40분 현재 2만1387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459명은 이 글을 공유했다. 김씨는 이 글에서 “단식 36일차. 몸무게 47㎏. 자고 일어나면 하루하루가 눈에 띌 정도로 마니(많이) 쇠약해진다”고 썼다. 그는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어제까지 4일동안 몸이 지칠대로 지쳤습니다”라며 “교황 성화와 전 세계 여론과 언론에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대한민국 언론사의 실태와 박근혜 대통령 정부와 정권의 국민에 대한 무책임과 독재 속에 탄압받는 국민들의 눈물을 철저히 은폐하고 외면하는 이 정부를 알리는데 정신 없었습니다”고 적었다. 그는 이날에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교황 이한에 즈음한 유민아빠의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유족들을 진심으로 위로해준 교황에게 감사를 전하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이 글에서 그는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며 절규했다. “대통령님! 여,야 의원님들! 지금이라도 국민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해서 나라 망신 그만 시킵시다. 여,야 의원님들 국회에서 밥값 못할거면 제 옆에 와서 단식이나 하시죠.”
또한 그는 “이제는 밥 한번 먹어보는 게 소원입니다. 나 밥 좀 먹읍시다”라며 대통령과 국회를 거듭 압박했다. 그는 “어제부터 제 옆에서 단식하시던 도철 스님께서 단식을 멈추고 병원으로 복식하러 가셨습니다”라며 안타까운 소식도 전했다.
그는 자신을 비롯해 유족들의 뜻에 같이 하는 시민들에게 고마움의 마음도 표현했다. “교황성하를 만나고 나서는 더 많은 국민들이 눈물흘리며 응원해주시고 있읍(습)니다. 부산에서, 광주에서, 인천에서, 목포에서. 심지어 제주도에서 오셔서 편지를 전해줬습니다.”
이날 그의 글에는 댓글이 530개 넘게 달렸다. 대부분이 김씨의 건강을 염려하며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김아무개씨는 “아버님..멈춰주세요. 저희가 두배, 세배 더 뛸게요.”라고 했고, 황아무개씨도 “유민이도 원하지 않을 것. 멈추세요”라고 남겼다. 강아무개씨는 “오늘이 식사하실수있는 날이라 날마다 이렇게 바래요...”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일부 악성 댓글에 대해, 이아무개씨는 “자식은 잃은 부모의 슬픔은 어떤걸로도 표현이 안된다고 하더라..한마디로 저 사람이 저러던 말던 응원하지 못할지언정 굳이 욕짓거리 하지말라는 말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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