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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광화문 일대 가득 메운 시민들과 40분간 벽 허문 인사

등록 2014-08-17 21:17수정 2014-08-21 14:38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미사를 집전하는 동안 세종대로와 태평로가 신도와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미사를 집전하는 동안 세종대로와 태평로가 신도와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광화문 시복식

광화문~시청 광장 1.5㎞ 거리
카퍼레이드하며 시민들과 손 인사
차 세워 세월호 유족 위로하자
화면 보던 참석자들 박수 쏟아져
순교자 124명 복자 선포에 환호성
16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있었던 시복미사는 가톨릭교회의 최고 수장이 30만 한국 신자들과 함께 순교자들을 위해 봉헌하는 종교 예식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카퍼레이드 가운데 차를 세우고 내려 세월호 유족의 손을 잡는 순간, 한국 국민 모두에게 특별한 의식이 됐다.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 방문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탄 검은색 ‘쏘울’은 이날 오전 9시5분께 카퍼레이드를 시작하는 지점인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색 무개차(오픈카)로 갈아탄 교황은 40분 남짓 손을 흔들며 환호하는 참석자들을 둘러보며 환한 웃음으로 인사했다.

차에서 내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47)씨를 만나는 장면이 스크린에 중계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방한준비위원회는 광화문광장에서부터 시청 앞 광장에 이르는 1.5㎞ 거리 양쪽 곳곳에 24개의 400인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카퍼레이드와 미사를 중계했다.

조선 후기 박해를 받아 참수 등으로 생을 마감한 1세대 순교자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본인은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순교자들을 앞으로 복자라 부르고, 법으로 정한 장소와 방식에 따라 해마다 5월29일에 그분들의 축일을 거행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고 선포하자 교황이 앉은 제단 뒤에 124명의 순교자들이 그려진 대형 제단화가 펼쳐졌고, 신자들은 커다란 함성으로 신앙의 선배들이 바티칸의 인정을 받은 것을 기뻐하며 환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외국 선교사의 도움이 아니라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한국의 신앙 역사에 깊은 애정을 표시했다.

시복미사가 열린 광화문광장에 대해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개인적으로 장소에 대해 큰 감명을 받았다. 광화문에는 한국의 전설적인 영웅이 있다. 일본과 전쟁을 해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도 계시고 아주 유명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도 계시다. 광화문은 또 124명이 순교한 곳이기도 하다. 순교할 때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지만 시복미사를 통해 한국의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시복식에서 한복을 입은 성모상에 인사를 하고 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시복식에서 한복을 입은 성모상에 인사를 하고 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제공
이날 시복미사는 신자들과 최대한 가까이서 눈높이를 맞추고 싶다는 교황의 뜻에 따라 제단이 1.8m 높이로 매우 낮게 설치되는 등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집전한 다른 미사들과 같이 간소하게 치러졌다. 방한준비위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전례 자체가 대단히 깔끔하다. 미사 전례에 이벤트를 포함하지 말고 메시지에 집중하라는 교황의 지시와 당부가 있었다”고 했다. 실제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한해 집전한 시성미사에서는 갓을 쓰고 한복을 갖춰 입은 남성이 예물을 봉헌하기도 했다.

진명선 최우리 이재욱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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