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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팽목항 남은 10가족 “교황에 감사”

등록 2014-08-17 21:17수정 2014-08-21 14:38

한달째 주검 발견 못해
교황을 부여잡은 까만 손은 앙상하게 말라 있었다. 딸을 잃은 아버지는 교황의 손등에 이마를 갖다 댔다.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미사 현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세월호 희생자 가족은 그렇게 만나 아픔과 슬픔을 나눴다.

100만명 가까운 인파가 모였다는 이날 광화문광장을, 진도에서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 몇몇만이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지켜봤다. 지난달 18일 세월호 선체 3층 식당칸에서 부상당한 채 탈출하지 못했던 조리사 이아무개(56)씨의 주검이 발견된 뒤로 ‘소식’이 끊겼다. 실종자 수색은 한 달 가까이 제자리걸음이다.

남은 실종자는 모두 10명이다.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에 탔던 동생 권재근(52)씨와 조카 권혁규(6)군을 기다리는 권오복(60)씨는 17일 “남은 가족들이 많이 지쳐 있다. 술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교황이 보여준 관심에 고마워했다. “교황에게 뭘 더 바라겠습니까. 지금까지 우리에게 신경 써준 것만으로도 감사하지요.”

단원고 2학년 황지현양의 어머니 신명섭(49)씨는 “몸이 안 좋아 치료도 받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돌아오길 바라면서 하루하루를 버틴다”고 했다. 신씨는 요즘도 딸이 돌아와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매일 아침이면 딸을 위한 도시락을 싸들고 팽목항으로 향한다.

남은 실종자 가족들도 교황에게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마음을 전달했다. 이들이 쓴 편지는 15일 대전에서 다른 세월호 유가족을 통해 교황에게 건네졌다. “자식들이 부모의 품에 안겨 위로받으며 이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부모 또한 차디찬 아이들의 시신만이라도 꼭 끌어안고 목 놓아 통곡하며 하늘나라로 보내줄 수 있도록, 우리 실종자 가족들과 잃어버린 10명과의 마지막 만남을 위해 기도해주실 것을 교황께 간절히 청합니다.”

물살이 약해진 중조기를 맞아 진도 앞바다에서는 수중수색이 이뤄지고 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16일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3차례에 걸쳐 수중수색을 벌였지만 희생자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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