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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교황, 세월호 유족 직접 만난다

등록 2014-08-06 00:56수정 2014-08-11 11:12

프란치스코 교황. 한겨레 자료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 한겨레 자료 사진
강정·밀양 주민·쌍용차노동자도 초청
시민단체들 “농성장 방문” 서한 보내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참석하게 됐다.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대변인인 허영엽 신부는 5일 “이들에 대한 초대 방침은 사실상 확정됐다. 다만 장소가 제한적이어서 초대 인원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공식 초청장은 이르면 이번주에 발송될 예정이다.

또 교황은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 학생들을 직접 만나 위로하기로 했다. 허 신부는 “방한 첫 미사인 대전 미사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교황께서 직접 면담하시겠다’는 연락이 교황청에서 왔다”고 말했다. 교황은 미사를 마친 뒤 제의를 갈아입는 방인 제의실에서 유가족과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교황청 쪽은 이미 세월호 유가족과의 만남을 약속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종교계가 사회적 문제를 자신의 과제로 떠안으려는 시도는 긍정적이고 의미있지만, 그 갈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책적인 해결책은 교황이 아니라 결국 우리 정치가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시민사회·노동·장애인 단체들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교황에 드리는 편지’를 발표하고 교황이 농성장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회견장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낮은 데로 임하소서”라는 문구의 펼침막이 걸렸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통신 공동대책위원회, 민주노총은 편지에서 “우리 중 일부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고, 일부는 장애가 있다. 일터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희망이 들어설 틈이 없어 절망하고 있는 저희에게 손을 내밀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이들은 “교황께서 이곳 광화문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기 이전에 우리가 이 땅에서 받고 있는 고통에 먼저 귀 기울여 주시기를 간구한다”고 밝혔다.

최진미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법 제정으로 이번 참사의 책임을 명확하게 가려달라는 것, 그리고 다시는 이런 고통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뿐이다. 교황이 광화문 농성장을 방문해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말씀을 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평등, 평화, 사랑을 말씀하고 실천해온 교황이 현장을 방문하고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를 밝히는 것은 정의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탁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낮은 데로 임하겠다는 교황의 말씀이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그리고 장애인들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호균 기자, 조현 종교전문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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