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75개 기상 관측 지점의 7월 기온 3년치 비교
올해는 상순, 지난해는 중순, 2012년은 하순에 높아
올해는 상순, 지난해는 중순, 2012년은 하순에 높아
7월 마지막 이틀 동안 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31일 서울, 부산, 대구, 인천을 비롯한 283개 지역의 최고 기온이 7월 들어 가장 높게 치솟았다. 이 때문에 “올해가 가장 더울 것 같다”고 걱정하는 이들도 꽤 있을 듯 하다. 더위를 느끼는 정도는 처지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역별 차이도 상당하다. 하지만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흔히 접하는 날씨 정보는 몇십군데의 자료에 불과하다. 전국 각 지역의 올해 7월 기온을 세밀하게 보기 위해 기상청이 공개하는 675곳의 상세관측자료 3년치를 비교했다. (기상청이 공식 기록용으로 관리하는 자료는 이 가운데 기상대나 관측소가 있는 70여곳이어서, 이 분석은 공식 기록과는 차이가 있다.)
먼저 서울, 부산, 대구, 인천의 지역별 한달 기온 변화를 비교했다. 같은 서울이라고 하더라도 기준점이 되는 종로구와 노원구 공릉동, 강남구 삼성동은 차이가 있는데, 특히 공릉동의 하루 중 가장 낮은 기온(보통 새벽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산의 경우 부산진구가 중구(기준지점)나 해운대보다 좀더 더웠고, 대구는 지역별 격차가 비교적 적다. 인천은 부평구의 기온이 확실이 높았다. 지난해(그래프의 회색선)와 2012년(파란선)의 날짜별 최고 기온을 비교해보면 4대 도시 모두 하순의 기온이 지난 두해보다 조금씩 낮다가, 31일에는 2012년 수준으로 올라갔다.
올해 7월 하순이 지난 2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다는 것은 전체 675곳을 비교해보면 더 확연하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올해 7월 10, 11, 14일에는 날짜별 최고 기온이 지난 2년보다 높은 지역이 400곳을 훌쩍 넘겼다. 그 이후 20일까지는 지난해 기온이 올해나 2012년에 비해 높은 지역이 많았다. 하순에는 2012년이 가장 더웠던 지역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그래프의 높이는 최고 기온 격차와는 무관하다. 그래프 높이가 얼마나 더 더웠는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최근 3년동안 언제 어느 지역이 얼마나 더 더웠는지를 짐작해보기 위해 7월 최고 기온과 날짜별 최저 기온의 최고치를 지도로 그렸다. 빨간색으로 칠해진 지도는 7월 한달동안 지역별로 가장 높게 올라갔던 기온을 보여준다. 2012-14년 평균적으로 보면, 대구와 경북, 경남 동부 지역의 최고 기온이 역시 가장 높다. 눈에 띄는 건, 올해 7월 대구와 인근 경북 지역의 최고기온이 지난해나 2012년보다도 높았다는 것이다. (가장 오른쪽 지도의 검은색에 가깝게 표시된 지역) 이 지역은 월말, 특히 31일에 최고 기온이 37.5도 이상으로 치솟은 지역이다. 드문드문 노란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대체로 높은 산 지역이다.
최고 기온도 문제지만, 이에 못지 않게 문제가 되는 것이 최저 기온이다. 밤이 되어도 기온이 잘 안떨어지면 이만저만 고통스러운 게 아니다. 아래쪽 지도는 날짜별로 가장 낮았던 기온(31개 자료) 중 가장 높은 기온이 몇도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늘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한달 내내 어느 순간에는 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갔다는 뜻이다. 밤보다 낮의 기온이 더 낮은 일은 거의 없으니, 이 지역은 한달 내내 열대야를 겪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열대야는 오후 6시1분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을 뜻한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한달 중 어느날인가는 25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은 적이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꼭 열대야가 발생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런 날이 이틀 연속 곧 전날 오후 6시1분부터 자정까지, 그리고 당일 0시부터 아침 9시까지 25도 이상을 유지해야 열대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밤에도 꽤 더웠던 지역임에는 틀림없다.
올해 7월은 지난 두해와 비교해서 최고 기온이 낮은 편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워낙 가물어서 체감 온도는 낮았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월말에 기온이 치솟아서 8월 더위가 어떨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기상청의 예고로는 8월 기온이 평년(30년 평균)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이라고 한다.
신기섭 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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