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경기도 문화의전당 이사장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촬영장 인근 식당서 232만원 써
“직원들 문경서 회의” 해명
촬영장 인근 식당서 232만원 써
“직원들 문경서 회의” 해명
경기도 수원에 있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이하 문화의전당)은 경북 문경과 150여㎞ 떨어져 있다. 고속도로를 타도 2시간 거리다.
문화의전당이 최근 공개한 올해 1분기(1~3월) 이사장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보면, 문경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업무 협의’ ‘문화예술 관계자 간담회’ 등의 명목으로 업무추진비가 한 번에 수십만원씩 여러 차례 사용됐다.
문화의전당 이사장은 배우 조재현(49·사진)씨다. 2010년 이사장에 임명된 조씨는 2012년 한차례 연임됐고, 임기는 올해 8월15일까지다. 조씨는 이성계·이인임·정도전 열풍을 일으키며 최근 종영한 한국방송(KBS) 사극 <정도전>에서 ‘민본’에 바탕을 둔 혁명을 주창한 주인공 정도전 역을 맡았다.
조씨는 1월7일~3월13일 문경읍에 있는 한우 전문 ㅌ식당에서 6차례에 걸쳐 232만7000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문화예술 관계자 업무 미팅’ ‘유관 기관 관계자 업무 회의비’ ‘극단 업무 협의’ ‘문화예술 관계자 간담회’ 등의 명목으로 한 번에 23만8000~48만원이 집행됐다. 이 기간에 쓴 업무추진비 794만7000원의 3분의 1이 조금 넘는 액수다.
공교롭게도 문경읍에는 한국방송 사극 촬영장이 있다. 지난 1월 방영을 시작해 지난달 29일 종영한 <정도전> 역시 상당 분량을 이곳에서 찍었다. 조 이사장이 업무추진비를 사적 용도로 썼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화의전당 경영지원팀은 7일 “이사장이 외부 일정으로 바쁠 때 (직원들이) 문경으로 가서 회의를 하기도 했다. 업무추진비 사용 날짜 중 세차례는 직원들이 문경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사장의 카드 사용 이유에 대해 다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ㅌ식당 관계자는 “조씨를 포함한 <정도전> 출연 배우들이 와서 여러 차례 식사를 했다. (그러나) 회의를 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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