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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씨랜드 참사 15주년 추모식 “세월호 뉴스 보며 마음이 아파
욕심많은 사람들 그때나 똑같다”

등록 2014-06-30 20:27수정 2017-04-17 14:10

씨랜드 화재로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이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마천동 어린이안전교육관 앞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5주기 추모식’에 참가해 추모비에 놓인 희생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씨랜드 화재로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이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마천동 어린이안전교육관 앞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5주기 추모식’에 참가해 추모비에 놓인 희생 어린이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태안해병대캠프 사고 유족
대구지하철 사고 유족도 함께
“진도에 가볼까 생각했는데
더 슬퍼하실까봐 차마…”
“행복하게 잘 지내라고 했어요.”

짧은 머리를 한 군인 강찬수(22)씨의 동생 찬영이는 15년째 여섯살이다. 강씨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어머니 이미례씨의 손을 꼭 잡았다.

“형수랑 똑같이 닮았네.” 권형수군의 어머니 최숙자(48)씨 곁에 사람들이 모여들며 말을 건넸다. 형수가 하늘로 떠나고 최씨 부부는 동생 형조(13)를 봤다. 형조는 형수를 꼭 닮았다. 추모비 앞의 형수군 사진을 최씨가 들어올렸다. 15년 전 사고 당일에 찍은 사진 속 형수는 천사처럼 하얀 옷을 입고 종이별 머리띠를 한 채 엄마를 보며 웃고 있었다.

권군의 아버지 권용환(49)씨는 충북 오창에 산다. “오늘 아침은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늘 억울했는데 더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뉴스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진도에 가볼까도 생각했는데, (희생자 가족들이) 더 슬퍼하실까봐 차마 가질 못했다. 안 날 수 있는 사고였다. 욕심 많은 사람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했다.

30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마천동 어린이안전교육관 추모광장에서 씨랜드 참사 15돌 추모식이 열렸다. 1994년 6월30일 새벽 경기 화성 청소년수련원 씨랜드 화재로 23명이 숨졌다. 찬영이와 형수 등 여섯살 안팎의 송파 소망유치원생 19명도 소풍길을 나섰다 돌아오지 못했다.

15년이 지나도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송파실버악단의 ‘동무생각’ 연주에 맞춰 헌화하는 가족들이 깊은 울음을 토해냈다.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 앞에 국화꽃을 놓고 장갑 낀 손으로 닦고 또 닦았다. 헌화를 마친 고 이형민군 아버지 이동영(52)씨 품에 안겨 아내 신현숙(49)씨가 서럽게 울었다.

추모식에는 지난해 고교생 5명이 숨진 충남 태안 해병대 캠프 사고 때 아들을 잃은 박지원(48)씨, 192명이 숨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2003년) 희생자 대책위원회의 윤석기 위원장이 함께했다. 박씨는 “세월호 사고에 이르기까지 이런 아픔이 되풀이된다는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참여연대,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은 이날 “아동복지법에 따라 아동·학생 안전 정책을 다루는 아동정책조정위원회 회의를 반드시 열어야 하지만, 정부는 2008년부터 6년간 한 차례도 개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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