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근처 ‘싱크홀’ 추정 사진. 송파구청은 30일 “싱크홀과는 상관이 없으며, 해당 도로는 복구했다”고 밝혔다. 에스엘알클럽 누리집 갈무리
※싱크홀 : 지하수 누출 따른 지반침하
서울 송파지역 시민단체들이 임시 개장을 서두르는 초고층 제2롯데월드의 임시사용 승인을 해주지 말 것을 서울시에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송파지역에는 ‘석촌호수 물빠짐 현상’과 도로가 이유 없이 꺼지는 ‘싱크홀’ 등을 두고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송파시민연대와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30일 오전 지하철 잠실역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하수 물빠짐 현상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 개장에 따른 교통혼잡 억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서울시에 임시사용 불허 결정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현재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 여부를 한달 가까이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싱크홀’로 의심되는 도로 굴곡 현상을 제기하는 민원이 잇따르며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시민이 석촌호수 옆 도로에서 싱크홀로 의심되는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싱크홀은 ‘포트홀’(눈이나 비가 온 뒤 도로에 생기는 얕은 구멍)과 달리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도로가 밑으로 꺼지는 지반 침하 현상이다. 제2롯데월드 건설 현장 바로 옆 석촌호수에서는 공사가 시작된 뒤로 하루 450t의 물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에 송파구청은 “싱크홀과 관련한 보도가 나간 후 치수과에서 나가 도로를 복구했다. 노후 하수관 때문에 벌어진 일일 뿐 제2롯데월드 공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송파구청은 “(싱크홀 등) 도로 침하와 관련한 민원이 접수된 것은 한 건도 없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으면 정보공개 청구를 따로 하라”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하수 수위가 10m 낮아지면 1㎡당 7t의 힘이 더해진다. 도로 침하가 있다면 주변 도로나 건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잠실 일대 지하수 수위는 공사 시작 뒤로 7m 정도 내려간 상태다.
서울시 건축기획과 이용건 과장은 임시사용 승인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면 1~2주라도 허가를 내줄 수 있지만, 관련 부서들이 검토하고 다시 보완 요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