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욱 박사
‘원더풀 브레인’ 저자 원희욱 박사
“트라우마는 뇌신경의 손상으로 나타납니다. 손상된 뇌일지라도 원인을 찾아 훈련하면 기능을 많이 복원시킬 수 있어요. 뇌는 한번 망가지면 버리는 일회성 부품이 아니라, 쓰면 쓸수록 기능이 좋아지고 스스로 손상된 기능을 회복하는 능력을 갖춘 신비한 존재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겪은 청소년들의 트라우마 치유가 사회적인 과제로 등장했다. 간호사 출신으로 미국에서 뇌과학을 전공한 원희욱(52·사진·신경과학) 박사는 아이들의 뇌구조를 알면 건강하게 회복시킬 수 있다고 제안한다.
최근 <원더풀 브레인, 내 아이의 머릿속이 궁금하다>를 펴낸 그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뇌신경세포를 줄이고, 뇌가 쪼그라져 기억력과 집중력을 잃게 만든다”며 “트라우마 역시 기억을 손상시키고 과도한 불안감을 유지시킨다”고 경고했다.
원 박사는 “아이에게 심호흡을 크게 하고, 불안감이나 분노가 사라질 때까지 격렬한 운동을 한 뒤, 운동장이나 바닷가 같은 마땅한 장소에 가서 마음껏 소리를 지르게 하면 심리적인 안정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또 그는 아이가 그만하자고 할 때까지 매일 꼭 안아주는 스킨십을 계속하면 스트레스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고 귀띔했다.
뇌파의 리듬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뉴로피드백 훈련의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뇌파의 구조를 이해하면 아이들의 학습장애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부할 때는 뇌를 빠르게 작동시키는 베타파가 나오는 게 좋고, 잠을 잘 때는 느리게 반응하는 수면파인 세타파가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뇌파조절법을 배워 책만 잡으면 조는 아이에게는 베타파를,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이에게는 세타파를 자극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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