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단원고의 모습. ‘세월호’ 침몰사고로 임시 휴교했던 단원고는 3학년이 사고 8일 만에 등교했고, 1학년은 28일 등교했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세월호에서 살아돌아온 단원고 학생들이 오늘부터 사고 전처럼 교복을 입고 하루 6교시 교과 수업에 참여한다. 하지만 생존 학생들은 실종자 학생들의 생사가 모두 확인되지 않아 학교로는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12일 세월호 침몰사고 경기도교육청대책본부는 “단원고 구조 학생 중 69명이 이날부터 하루 6교시 교과 수업 중심 치유ㆍ회복ㆍ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고대안산병원에서 퇴원한 69명의 학생들은 부모들과 함께 학교에서 4㎞ 떨어진 안산 중소기업연수원에서 합숙을 하고 있다. 구조된 학생은 75명이지만 이중 5명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1명은 단원고로 바로 복귀했다. 생존 교사 2명도 입원 중이다.
학생들은 입소 직후부터 지난주까지는 4개반으로 나뉘어져 치유 수업을 중심으로, 교과 수업은 하루에 2~3시간만 받았다. 또한 대부분 학생들이 교복을 세월호 안에 두고 내려 사복 차림으로 수업을 들어왔지만 이날부터는 새로 지급받은 교복을 입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업 시간 길이는 사고 이전과 비슷하지만 수업 내용엔 여전히 치유적 요소를 도입한다. 문학 시간에 연극 치료 수업을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은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지만, 생존 학생들은 아직 학교로 돌아가긴 어려운 상황이다. 실종 학생들의 생사가 확인돼야 학교가 물품을 가족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 아직 학생들의 물건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단원고 교실은 사망ㆍ실종 학생들이 생활했던 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이 학생들의 책상마다 국화꽃이 놓여 있다. 교실 배치를 달리하거나 교실을 옮기지 않으면 생존 학생들이 돌아왔을 때 친구에 대한 추억이나 사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이날 오후 4시 해양경찰청 집계 기준으로 세월호에 승선한 단원고 학생 325명 중 실종자는 16명(희생자 234명)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