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해운업계 요직마다 ‘해피아’…정부 관리·감독 무력화

등록 2014-05-11 22:37

세월호 참사 6대 책임자
➏ 해피아
“아니, 국민들 해양의식 함양을 위해 한국해양재단을 만들었는데, 거기까지 엠비(MB) 정권 때 해운항만청장 출신을 이사장으로 못박았으니 욕이 안 나옵니까?”

해양 관련 한 교수는 세월호 참사의 한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해피아의 해악’이 문화재단에까지 미치고 있다며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해양재단은 2012년 2월 해양문화재단과 해상왕장보고재단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재단법인으로, 해수부 출범 직전인 1995~96년 해운항만청장을 지낸 이부식(69)씨가 초대 이사장으로 활동중이다. 해피아는 해양수산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해수부 출신 관료들이 낙하산 식으로 산하 공공기관이나 유관기관 요직을 두루 차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세월호 참사는, 해양사고 정부 주무부처인 해수부가 다중 인력을 수송하는 연안여객선의 운항관리나 검사 업무를 각각 한국해운조합과 한국선급에 아웃소싱한 채, 이들 기관에 대한 지휘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의 심각성은 해운조합과 한국선급의 이사장이나 주요 임원 자리를 해피아가 거의 독식하면서 사실상 해수부의 관리 감독 기능까지 무력화됐다는 사실이다. 해운조합 역대 이사장 12명 중 10명이 해피아 등 관피아(관료+마피아) 출신이었다.

해운조합 이사장은 12명중 10명
한국선급 회장은 11명중 8명이
해양수산 부처 고위관료 출신
특정대학 출신 밀어주기 관행도

세월호 참사 뒤 자진 사퇴한 주성호(57) 해운조합 이사장은 엠비 정권 때 국토해양부 제2차관을 지낸 대표적인 해피아다. 해운항만청장, 해수부 수산정책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 교수는 “해운업계와 해수부 쪽은 정말 유착이 보통이 아닌 걸로 안다. 상식적으로 여객선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해운조합에서 한다는 게 이해가 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선박의 도면 승인 등 검사를 실시하는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인 선박안전기술공단의 부원찬(58) 이사장도 해피아로 세월호 참사 뒤 물러났다.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대형 선박검사를 독점적으로 대행하는 한국선급도 1960년 출범 이후 11명의 이사장 가운데 8명이 해피아를 포함한 관피아 출신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산하 14개 공공기관 중 부산·인천·여수·울산 등 4개 항만공사를 비롯해 10개 이상의 장이 해피아로 채워졌다.

해양수산 분야는 한국해양대, 목포해양대, 부경대 출신들이 득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수부 산하 14개 공공기관의 장 가운데 5명이 이들 대학 출신이다. 해수부 해사안전국 주요 과장 2명도 한국해양대 출신이다. 해양이나 수산 분야는 이들 대학 동문끼리 서로 밀어주고 자리를 챙겨주고 하는 관행이 뿌리박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인 하태경 의원(새누리당)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해양수산부 자체가 해양 분야도 그렇고 수산 분야도 그렇고 특정대학 출신이다. 업계 내 폐쇄적인 공간이 돼 있기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유착관계가 지속돼 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또 “해양분야는 감시하는 엔지오(NGO·비정부기구)도 없기 때문에 완전 사각지대로 적폐가 가장 누적된 곳”이라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 아전인수…“재판관님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요” 1.

윤석열 아전인수…“재판관님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요”

윤석열 “계엄 때 군인들이 오히려 시민에 폭행 당해” 2.

윤석열 “계엄 때 군인들이 오히려 시민에 폭행 당해”

윤석열 쪽 증인 국정원 3차장 “선관위, 서버 점검 불응 안했다” [영상] 3.

윤석열 쪽 증인 국정원 3차장 “선관위, 서버 점검 불응 안했다” [영상]

헌재, 윤석열 쪽 ‘한덕수 증인신청’ 기각…13일 8차 변론 4.

헌재, 윤석열 쪽 ‘한덕수 증인신청’ 기각…13일 8차 변론

대통령실서 단전·단수 쪽지 봤지만, 윤석열 지시 없었다는 이상민 5.

대통령실서 단전·단수 쪽지 봤지만, 윤석열 지시 없었다는 이상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