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가운데 세월호 생존자 가족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9일 오전 11시 현재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 사거리에서 세월호 유가족 100여명이 농성을 벌이던 중, 50여명의 생존자 가족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이 들어서자 희생자 유가족들이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생존자 유가족들은 현재 경기도 모처에서 세월호에서 구조된 단원고 자녀들과 함께 같이 생활하며 심리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도착 직후 한 생존자 학생의 아버지는 마이크를 잡고 “어제 저녁에 청와대 오셨다는 소식 듣고 아침에 부랴 부랴 출발했습니다. 아이들이 배에서 탈출하고 나서 처음으로 뵙습니다. 진작에 찾아 뵈었어야 하는데… 아이들하고 부모들이 모처에서 합숙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진심으로 사과해야죠. 회생자 가족들과 진상규명과 처벌 끝까지 같이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김병권 세월호 실종자 및 희생자 대책위 위원장은 이어 마이크를 잡고 “와주셔서 고맙구요, 아이들이 살아계신다 해도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습니까. 저희도 압니다. 저희는 시위하러 온 것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만나려고 왔습니다. 아직 팽목항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한테 힘도 실어줘야 하고요. 정말로 철저하게 정확하게 진상규명이 되어야 돼요. 그리고 KBS 김시곤 보도국장 발언에 대해 사장님의 진심어린 사과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김시곤씨 해임돼야 합니다. 이게 공영방송입니까. 사람 죽이는 방송이에요!”라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이 병력을 동원해 유가족들 주변을 에워싸자 김 위원장은 “우리가 여기에 시위하러 온 겁니까? 왜 이렇게 경찰관들이 많이 온 거에요? 여기가 우리가 누워야 할 곳입니다. 못 갑니다. 그냥 갈바엔 그냥 죽는게 낫습니다”라고 소리쳤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현재까지 청와대 박준우 정무수석과 유가족 대책위 부위원장, 대변인, 황필규 공익변호사재단 공감 변호사가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두고 논의 중이다. 세월호 사망자와 생존자 유가족들은 이 회의 결과를 보고 추후 행동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김병권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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