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중이용 시설을 포함한 특수 건물의 안전관리는 부실해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지난달 집계한 ‘2013 안전점검 결과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해 특수 건물의 방화 시설 양호율은 81.1%로 전년에 견줘 0.2%포인트 낮아졌다. 특수 건물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인명·재산 피해가 커질 수 있는 건물로, 대형마트·백화점·쇼핑몰 등 다중이용 시설과 11층 이상 건물, 영화관, 2000㎡ 이상 학원, 3000㎡ 이상 공장 등이 포함된다. 화재보험협회는 우리나라 특수 건물 2만7698곳을 대상으로 이런 분석 결과를 내놨다. 방화 시설 양호율은 2008년 79.9%에서 2011년 81.6%로 꾸준히 상승해 오다 2012년부터 떨어지고 있다.
특히 안전관리자의 방재관리 분야가 낮은 점수를 받았다. 소방활동 설비(98.7%), 발화 위험 시설(94.1%), 피난 시설(93.2%) 등 설비와 시설은 90% 이상의 양호율을 보였으나, 사람이 담당하는 방화관리 양호율은 41.4%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백민호 강원대 교수(재난관리공학과)는 “세월호 사고에서 보듯 결국은 안전관리자의 안전의식이 사고 예방과 대처에서 핵심”이라며 “안전을 ‘비용’으로 치부하지 말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화재안전연구센터장은 “안전을 담당하는 직원을 임시직으로 두는 경우가 많다”며 “자주 교체되기 때문에 매뉴얼 숙지가 어렵고 사명감을 갖기도 힘들다. 안전과 관련한 상시 지속 업무는 정규직 채용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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