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31일 부산을 출발해 대구역에서 서울로 향하던 케이티엑스(KTX) 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코레일 복구반이 탈선한 열차를 수습하고 있다.
대구/뉴스1
우리 주변의 ‘세월호’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만 안전업무
간접고용된 3~4명 승무원은
단순 고객안내로 업무 제한
코레일, 직접고용 피하려 안전 외면 안전 업무를 전담하는 열차팀장은 열차 전량의 출입문을 한꺼번에 자동으로 열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다. 승무원은 1량씩 수동으로 열 수 있는 열쇠만 갖고 있다. 또 다른 승무원은 “승강기(출입문) 개폐는 원래 팀장이 하도록 돼 있다.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신입 승무원들은 승강기 개폐 방법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애초 지난 2004년 홍익회를 통해 입사한 케이티엑스 1기 승무원은 차량기지에서 탈출용 비상 사다리 설치법 등 안전교육을 충실히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간접고용 문제로 승무원들이 파업에 나선 뒤, 단순 고객안내 쪽으로 업무가 철저히 제한됐다. 이후 안전교육은 사실상 전무했다는 게 현직 승무원들의 일치된 증언이다. 안전교육은 서류상으로만 이뤄진다. 두툼한 안전 관련 자료집을 사무실에 비치해 놓고, 오가는 승무원들에게 ‘읽었다’는 서명을 받는 방식이다. 이영준 철도노조 미조직·비정규국장은 “자료집의 내용을 설명하거나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다. 바쁜 와중에 누가 두툼한 매뉴얼을 읽겠나. 그저 서명을 안하면 문제를 삼으니까, 승무원들은 내용도 모르고 서명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코레일 쪽은 ‘지난 2년간 고속철도 승무원에 대해 실시한 안전교육 내역을 제출하라’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수현 의원의 서면질의에 대해 지난 1월9일 보낸 답변서에서 “공사는 위탁승무원에 대한 교육을 직접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레일관광개발 쪽은 간접고용 승무원에 대한 차별을 지적한 철도노조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지난 2월11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코레일의 열차팀장은 열차 내 안전업무를 책임지고 있으며, 케이티엑스 승무원은 단순 고객 안내서비스를 담당한다”고 새삼 강조했다. 하루 평균 약 15만명이 이용하는 케이티엑스 고속철도 안전의 현주소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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