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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딸도 못찾은 판에…생계까지 막막

등록 2014-04-28 20:18수정 2014-04-29 10:25

28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전아무개군의 부모가 운영하는 세탁소 앞. 세월호에 타고 있다 실종된 아들을 기다리는 부모가 진도로 내려가 현장에서 아들의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 세탁소 출입문과 유리창 등에는 이웃 주민, 친구들이 전군의 무사 생환을 바라는 글귀들을 붙여 놓았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8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전아무개군의 부모가 운영하는 세탁소 앞. 세월호에 타고 있다 실종된 아들을 기다리는 부모가 진도로 내려가 현장에서 아들의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 세탁소 출입문과 유리창 등에는 이웃 주민, 친구들이 전군의 무사 생환을 바라는 글귀들을 붙여 놓았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일용직·자영업자 ‘특별휴가’ 안돼
수습 늦어질수록 생계난 깊어져
“회사에서 소식 없냐고 전화오는데 고맙지만은 않아요. 차마 출근하라고 말은 못하는데, 어서 일하러 나오라는 것 같아 부담돼요.”

28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실종 학생의 아버지(53)는 경기 시화공단과 안산공단으로 일을 나가는 일용직 노동자다. 늦게 얻은 외동딸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회사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13일째 일을 나가지 못한 탓이다.

부모와 오빠가 숨지거나 실종된 상태에서 홀로 구조된 권아무개(6)양의 큰아버지(59)씨도 13일째 체육관에 머물고 있다. 사고 이후 버려두다시피 한 서울의 건강식품판매점은 아내가 맡아 보고 있다. 권양 엄마의 주검은 수습했지만 아빠와 오빠는 아직 실종 상태다. 큰아버지 권씨는 “둘이 아직 바다에 있다. 다 찾을 때까지 여기 계속 머물러야 하는데, 그때까지 가게 영업은 사실상 포기 상태다. 특별휴가는 회사 다니는 사람들한테나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전아무개군의 부모가 경황없이 진도로 떠나면서 세탁소 유리문 안쪽에 붙여놓은 짤막한 휴업 안내 쪽지. '내일까지'라던 세탁소 휴업 기간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안산 단원고 2학년 전아무개군의 부모가 경황없이 진도로 떠나면서 세탁소 유리문 안쪽에 붙여놓은 짤막한 휴업 안내 쪽지. '내일까지'라던 세탁소 휴업 기간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조승현 기자 shcho@hani.co.kr
세월호 수색 작업이 길어지면서 남은 가족들은 생계까지 고민해야 하는 겹시름에 빠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4일 세월호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다니는 사업장에 특별휴가 사용을 배려하도록 권고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사업장과 이름 등을 적어 내면 고용노동부가 해당 사업장에 연락해 협조를 부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5일까지 실종자 66명의 가족 100여명이 특별휴가를 요청해 조처를 취했다고 했다. 연간 휴가 일수가 명확하게 규정된 기업들이 대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가 재난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연차 일수를 정하지 않아, 결국 특별휴가 여부는 업체 사정에 따라 정해질 수밖에 없다.

일용직이나 파견직 등은 아예 특별휴가 대상이 아니다. 영업장 문을 닫으면 그만큼 손해가 나는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박광일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과장은 “공단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도 해고와 같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조치했지만 결과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국가 재난’ 상황인 만큼 각 사업장에서 이런 조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거라 기대한다. 자영업자들은 피해 보상으로 접근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진도/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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