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조기 끝난 어제 16구 수습
초음파 사진엔 선체 대부분 바닥에
“날씨 맑은데 왜 잠수부 투입 적나”
민간 요원들 투입 등 요구
초음파 사진엔 선체 대부분 바닥에
“날씨 맑은데 왜 잠수부 투입 적나”
민간 요원들 투입 등 요구
‘맹골수도’라는 이름처럼 거친 물살이 흐르는 전남 진도 앞바다가 그나마 잠잠해진다는 ‘소조기’는 24일로 끝났다. 더디기만 한 수색 작업을 지켜보던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붙들어놓고 연좌농성을 벌이며 분노를 터뜨렸다.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생존자 수(174명)를 넘어섰다. 세월호의 선체 일부가 해저에 닿아 있음을 보여주는 초음파 사진도 이날 공개됐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세월호 3층과 4층 선수와 선미에 위치한 ‘다인실’ 위주로 집중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최근 하루에 20~30구씩 수습되던 주검은 이날 오후 8시30분까지 16구가 수습되는 데 그쳤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해경과 해군, 민간 구난업체, 소방 잠수요원 등 80여명의 잠수요원이 수색 현장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고명석 대책본부 대변인은 “수면을 향해 누워 있는 세월호 우현 쪽 수색은 완료했고 중앙 객실을 수색하고 있다. 객실과 객실 사이에 침대 등 장애물이 많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애통한 마음으로 시신 수습을 기다려온 실종자 가족들 가운데 40여명은 이날 낮 진도군청에 차려진 대책본부로 찾아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적극적인 수색”을 요구했다. 이어 진도 팽목항으로 몰려간 가족들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부터 팽목항을 찾은 이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둘러싼 채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팔짱이 끼이기도 한 이 장관은 땅바닥에 함께 앉아 욕설과 거센 항의를 들었다.이들은 민간 잠수요원들을 투입해 총력 수색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대책본부는 브리핑에서 민간 잠수요원들의 수색 작업 참여를 제한했다는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대책본부는 “자원봉사를 위해 찾아온 민간 잠수요원들이 34개 단체에 343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16명이 실제로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고 설명한 뒤 “절박한 작업 현실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결정에는 수색 작업에 참관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도 반영됐다”고 했다.
또 대책본부는 게 모양의 다관절 해저로봇(크랩스터)이 찍어 온 해저 초음파 사진을 이날 공개했다. 크랩스터를 개발한 해양수산부 산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최혁진 책임연구원은 “선체 대부분이 바닥에 닿아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소조기가 끝나면서 수색 작업은 더 어렵게 됐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합동구조팀에 문화재청 소속 해저발굴단 잠수요원까지 합류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대책본부는 “해저발굴단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없다”고 했다.
진도/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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