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잠수부 제공땐 돌려보내고
구조팀 소속업체서 대여 드러나
구조팀 소속업체서 대여 드러나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민간 잠수 전문가가 가져온 장비인 ‘다이빙벨’을 앞서 돌려보낸 바 있는데, 이번에는 구조팀에 소속된 민간 구조업체가 다이빙벨을 들고 왔다. ‘그럴 거면 먼젓번에는 왜 돌려보냈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이빙벨은 커다란 종처럼 생긴 수중장비다. 6t가량인 다이빙벨에 잠수부들이 들어가면 크레인이 물속으로 내려간다. 수면부터 선체 진입로까지 다이빙벨을 타고 오르내리기 때문에 잠수부들이 체온을 빼앗기는 시간이 줄고 감압도 할 수 있어 작업 시간을 1시간 정도로 늘릴 수 있다는 것이 다이빙벨 전문가인 이종인 알파잠수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구조팀의 방식으로는 한번 잠수해 작업을 20분가량밖에 하지 못한다.
이 대표는 사고 엿새째인 21일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무료로 쓰게 하겠다며 다이빙벨을 가져왔으나 구조 작업에 투입되지 못하고 돌아갔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논란이 일자 보도자료를 내어 “구조팀이 이씨의 다이빙벨 투입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다이빙벨을 투입하는 바지선과 기존의 바지선이 내린 닻들이 서로 꼬일 우려가 있다는 해경 관계자의 의견에 본인도 수긍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닻들이 꼬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 대책본부의 설명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대화가 되지 않아 돌아왔다”고 말했다.
구조팀에 소속된 민간 구조업체인 ‘언딘’이 23일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로부터 다이빙벨을 빌려 오면서 논란이 재발했다. 이에 24일 대책본부는 “다이빙벨은 구조 작업에 참여하는 민간업체가 신형 바지선 투입 시 1대를 함께 적재해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다이빙벨은 아직 사용한 적이 없으며, 투입될 계획도 없다. 한명이 오랫동안 잠수를 하는 것보다는 수시로 교대하며 작업하는 현재의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나중에 비교적 깊은 수심의 고정된 장소에서 체인 연결 등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할 경우 잠시 쉬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이빙벨이 투입된 뒤 실종자 수색 성과가 크게 높아지면 비난받을 것을 우려한 정부의 핑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대책본부는 그러나 이날 밤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뒤 “다이빙벨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훈 최우리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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