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실종자 구조하러 왔는데 작업배제”
200여명 중 20여명만 남아
해군 “전문구조팀이 해야할 작업”
“실종자 구조하러 왔는데 작업배제”
200여명 중 20여명만 남아
해군 “전문구조팀이 해야할 작업”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에 자원봉사를 하겠다며 전국에서 모인 상당수 민간 잠수부들이 결국 짐을 쌌다. 실종자 가족들이 민간 잠수부들에게 가졌던 기대가 컸던 만큼, 군경 위주로 짜인 합동구조팀의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 대기해온 민간 잠수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날 현재 팽목항에 남은 민간 잠수부는 20여명 정도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200여명에 이르렀던 민간 잠수부들 가운데 10% 정도만 남은 셈이다. 이들이 대거 짐을 싼 이유는 사고 해역에 투입되는 민간 잠수부가 하루에 불과 4~5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민간 잠수부들은 전했다. 22일부터는 아예 투입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 잠수부들은 대부분 정부와 계약을 맺은 민간 구난업체 ㅇ사 소속 잠수부들로 알려졌다. 자원봉사를 온 황대영(61) 한국수중환경협회 대표는 “그동안 물살이 빠를 때 민간 잠수부들에게 수색 기회가 주어지다 보니 사실상 물속 구경만 하고 나오는 수준이었다. 현장에 가도 작업에 관해 물어볼 책임자도 없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전날 오후 군 관계자가 현장 근처 바지선에서 대기하던 민간 잠수부들을 무시하는 언행을 보였다는 말이 돌면서, 이날 저녁에만 100여명이 현장을 떠났다.
34년 잠수 경력의 이화영(56)씨는 “23일 오후에도 사고 해역으로 가는 배에 올랐지만 결국 출항하지 못했다. 민간 잠수부들은 실종자들을 빠른 시일 안에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돈 한푼 받지 않고 달려온 건데 결국 이렇게 빈손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씁쓸하다”고 했다.
군경은 체계적인 수색·구조 작업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범정부사고수습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해난 구조만 전문으로 하는 이들이 구조팀에 있다. 레저 스포츠나 일반 잠수 강사들이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전문 잠수요원들의 체계적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우리가 구조팀 수준의 잠수가 가능한 최정예들만 선별했는데도 정부가 돌려보내는 상황이었다”고 아쉬워했다.
김지훈 기자, 진도/서영지 박기용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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