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변속 시내버스 확대 앞두고
전문가 “철저조사해 피해 막아야 ”
전문가 “철저조사해 피해 막아야 ”
사상자 19명을 낸 ‘송파 버스 사고’와 관련해 택시와 추돌한 1차 사고 발생 원인이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사망사고가 발생한 2차 사고를 두고는 차량의 기계 결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자동변속기 버스로의 교체를 앞두고 급발진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송파경찰서는 지난 29일 중간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사고가 난 3318번 노선버스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과 디지털운행기록표를 복구해 공개했다. 경찰은 숨진 운전자 염아무개(60)씨가 1차 사고 전까지 졸음 징후를 27차례 보였다며, 피로로 인한 졸음운전을 1차 추돌사고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1차 사고 뒤 버스의 속도가 시속 22㎞에서 78㎞까지 갑자기 치솟고, 당황한 염씨가 차량을 제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영상으로 확인됨에 따라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내 1호 자동차 명장인 박병일 카123텍 대표는 30일 “‘전자제어시스템장치’가 고장날 경우 차량 급발진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자동변속기는 수동변속기보다 출발하는 힘이 더 강하기 때문에 급발진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천연가스 연료를 쓰는 버스가 급발진을 했다는 보고는 없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시내버스를 이번에 사고가 난 버스와 같은 자동변속기 차량으로 본격 교체하고 있다. 신종우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30일 “교통 약자를 위해 차체가 낮게 설계된 저상버스는 모두 자동변속기 차량이다. 2017년을 목표로 저상버스를 전체 버스의 55%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 노선버스 7300여대 중 2258대가 저상버스인데, 서울시는 올해 215대에 이어 내년부터 2017년까지 해마다 500여대씩을 저상버스로 교체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버스의 수명은 보통 9~11년이다. 저상버스를 도입하기 시작한 2004년을 기점으로 2015년이면 11년이 된다. 수명을 다한 차량이 나오기 때문에 자동변속기 차량으로의 교체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는 사고가 나면 피해가 크다. 사고 원인을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은 “버스 급발진을 수사한 사례는 없다. 향후 전문가와 논의해 (차량 결함 등) 물적 요인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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