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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저금리 대출로 바꿔드릴게요” …보이스피싱 끝없는 진화

등록 2014-03-26 20:43수정 2014-03-26 22:39

총책·인출책 등 점조직 운영
중국사무실 두고 추적 피해
경찰, 일당 15명 구속·5명 입건
잦은 개인정보 유출사고 탓
검찰사칭·인출액 알바도 적발
“안녕하세요, 고객님. 지난번에 통화했던 농협캐피탈 여신담당직원 김○○입니다. 이번달에 지원 특약이 나와서 (중략) 정부보증 받고 ‘국민행복기금’으로 대환대출하는 방법 알려드릴게요.”

보이스피싱 조직이 이런 ‘대출자 모집 멘트 교육자료’까지 만들어 서민들을 두번 울렸다. 대부업체를 운영하며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 10만여건을 ‘재활용’해 이미 빚에 짓눌려 사는 이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을 저지른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조사중”이라며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한 일당도 있었다. 보이스피싱이 생활 속에 만연해 불안해하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박아무개(45)씨 등 786명에게 “저금리 대출로 옮길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속여 모두 12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윤아무개(42)씨 등 15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철저히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총책 2명이 팀장 3명에게 대부업체 운영 때 모은 개인정보를 전달하면, 각 팀의 모집책은 “저금리 국민행복기금 대환대출”을 미끼로 서민들을 유인했다. 심사책은 “신용등급이 낮으니 추가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갚은 뒤 최고 한도로 대출을 받으라”고 속였고, 인출책은 캐피탈사로부터 받게 한 대출을 ‘대포통장’으로 넘겨받아 현금지급기에서 인출해 빼돌렸다. 이들은 중국 칭다오·선양에 사무실을 뒀다.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도 있었다. 서울 금천경찰서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일 밤 10시40분께 최아무개(45·여)씨는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이라는 이로부터 “당신의 명의가 도용돼 은행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계좌 번호와 보안카드 번호를 알려주면 막아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최씨는 ‘수사관’이 불러준 대검찰청 누리집에 접속해 계좌 번호 등을 입력했고,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 정보를 이용해 최씨의 계좌에서 470만원을 빼 대포통장으로 옮겼다.

보이스피싱이 만연하면서 인출책 모집 광고에 ‘고수익 아르바이트’로 접근했다가 처벌받는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6일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대포통장에서 돈을 찾아 송금하고 수수료를 받아온 혐의(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정아무개(19)씨 등 8명을 구속했다. 이들 중에는 군 입대를 앞두고 용돈을 벌기 위해 인터넷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한 19살 청년이 3명이나 있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다 보이스피싱 수법도 진화하면서 시민들은 늘 긴장과 불안 속에 놓여 있다. 인터넷뱅킹으로 계좌이체를 하다 오류가 나 경찰에 피싱 신고를 하는 일은 무척 흔한 일이 돼버렸다. 배아무개(40)씨는 “상대방이 돈을 못 받았다고 해서 피싱인 줄 알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는데 알고 보니 은행 시스템 오류였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계속 터지니 금융거래 할 때마다 긴장하게 된다. 휴대전화 번호도 바꿔버렸는데 소용없나 싶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실수로 꾐에 넘어갔을 땐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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