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8시38분께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다세대주택에서 이아무개(44)씨가 지적장애(2급)를 앓는 딸(13), 그리고 네살배기 아들과 함께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부인(37)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자녀와 함께 작은 방에 누워 숨져 있었다.
이들이 숨진 방 안쪽에는 테이프로 문틈을 막은 흔적이 있었으며 옆에는 불에 탄 번개탄과 술병이 놓여 있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일용직 노동자인 이씨는 사별한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큰아들(18·고3)과 딸을 낳았고, 2010년 현재 부인과 재혼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가정불화 등으로 부인이 집을 나갔고, 부인은 친아들인 막내를 보러 가끔 집에 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도 부인은 아들을 보러 집에 들렀다 이들의 주검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 2일 오후 5시23분께 인근 마트에서 번개탄과 화덕을 구입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씨의 큰아들은 경찰에서 “전날 오후 10시40분께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술을 마시는 아버지를 목격한 뒤 3일 아침 일찍 등교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씨가 신변을 비관해 어린 자녀들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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