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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가장 끔찍한 공장으로 기억” 전직 삼성전자 직원의 ‘쓴소리’

등록 2014-02-28 16:25수정 2014-02-28 17:18

인권경영에 대한 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산재 사건과 관련해 시위를 하고 있다.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인권경영에 대한 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산재 사건과 관련해 시위를 하고 있다.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또 하나의 약속’ 관련 삼성 홍보 관계자 주장에 재반박
“방독 마스크조차 없었다” 현장 근무 환경 자세히 소개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인 고 황유미씨 유족의 얘기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두고 ‘예술의 포장을 덧씌워 진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한 회사 홍보 관계자의 글에 대한 재반박 글이 나왔다.

“1988년 삼성전자반도체 기흥사업장의 3라인에서 반도체 장비의 유지·보수를 했던 현장 엔지니어였다”고 자신을 밝힌 전직 삼성전자 직원은 지난 27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영화에 대한 반박 글을 쓴 삼성전자 디에스부문 커뮤니케니션팀 김선범) 부장님에게는 삼성전자가 자랑스러운 회사인지 몰라도 제게는 제 삶을 통해 가장 끔찍한 공장으로 기억이 된다”며 당시 현장의 근무 환경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김선범 부장에게 보내는 편지 글 형식으로 쓴 이 글에서 “반도체 생산장비에서 사용하는 치명적인 유해가스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스크러버(유해가스 제거장치)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1988~1991년 제가 담당하던 장비에서는 1차 스크러버를 본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온전히 처리되지 않은 유해 가스들이 공장 굴뚝을 통해 수시로 배출됐고…중략…당시 반도체 공장 주변에 세워놓았던 자동차들이 (유해가스가 섞인) 비를 맞으면 쉽게 부식됐던 게 잘 알려진 비밀”이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현장에선 매뉴얼 없이 위험천만한 작업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사고에 대한 안전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 기본적인 방독 마스크조차 구비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이어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고,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며, 심지어 피해자를 모독하는 것으로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삼성전자는 분명 괴물이며, 제가 한 때 속했던 이 회사가 전 너무도 부끄럽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은 순식간에 1만여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IT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관련 글이 대량으로 삭제되는 일이 벌어지며 ‘삼성의 조직적인 차단 공작’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클리앙 운영자가 28일 “이전 활동 이력이나 게시물 내용, IP 교차검색 등의 결과를 볼 때, 특정세력에 의한 조직적인 차단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는 글을 올려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누리꾼들은 “삼성의 공작 활동이든, 애사심(에 의한 자발적 활동)이든, (다수의 신고로 게시글이 차단된 것은) <또 하나의 약속>이 겪어야 했던 고초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an*****)는 반응을 보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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