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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장애인·활동보조인 “범죄자 취급하나”

등록 2014-02-23 19:52수정 2014-02-23 22:17

경찰, 보조금 부정수급 조사한다며 주민번호 등 요구

인천 1천여명 개인정보 수집 나서
장애인단체, 과잉수사 중단 촉구
“바우처 카드 이용실태 이해 부족”
경찰이 정부보조금 부정수급 수사를 이유로 인천 지역에서만 1000명 이상의 장애인 활동보조인과 장애인들의 개인정보 수집에 나서 반발을 사고 있다. 경찰이 명확한 증거도 없이 장애인 등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인권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인천지방경찰청은 보건복지부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관련 바우처 이상 결제 현황(2012~현재)’ 자료에 포함된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의 주민번호·주소·연락처 등의 자료 제공을 19일 인천시에 요구했다. 경찰은 정부보조금 부정수급 여부를 확인하려고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인천시는 20일 각 구청에, 구청들은 21일 관내 장애인활동지원기관에 “24일까지 경찰 요구 자료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보건복지부가 만든 해당 자료에는 1000명이 넘는 활동보조인과 장애인들의 명단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70~80%가 활동보조인, 나머지는 장애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인천시에 등록하고 활동중인 보조인은 모두 2286명이다.

경찰은 장애인 바우처 카드 관련 범죄 제보를 받고 복지부에 문의해 자료를 받았다고 한다. 장애인 바우처 카드를 활동보조인이 갖고 다니거나 활동보조가 이뤄진 다음날 결제되고, 장애인 이동 보조에 걸린 시간이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등의 혐의를 바탕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장애인과 활동보조인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장애인 활동보조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장애아동의 경우 병원 결제를 위해 부모들이 활동보조인에게 바우처 카드를 맡기는 경우가 많고, 활동보조인이 휴대하는 카드단말기가 종종 오작동을 일으켜 지원기관에서 결제가 이뤄지는 경우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인천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일을 하는 김옥희(46)씨는 “중증장애인을 돌볼 때면 오히려 결제한 시간보다 1~2시간 초과해서 일하곤 한다. 현장에 안 와본 공무원들이 결제 서류만 보고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내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요구했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3개월 전부터 김씨의 활동보조를 받아온 안명훈(35·뇌병변1급)씨도 “나까지 범죄에 동조한 사람 취급을 받는 느낌이다. 하루 12시간 받는 활동보조도 적어 죽겠는데, 부정수급 아니냐고 몰아세우는 경찰에게 사과받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의심되는 행위가 있다 해도 1000여명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과잉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종인 사무국장은 “학교폭력을 잡는다며 학생 전체의 정보를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장애인 활동보조인 노동조합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인천장애인활동지원기관 분회와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3일 오전 인천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은 부정수급에 대한 명확한 증거와 인과관계 없이 무차별적으로 진행하는 저인망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명단에 오른 사람들 모두를 불러다 조사하는 건 아니다. 관련자들을 좁혀가며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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