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 현장에서 살아돌아온 학생들이 18일 오후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에 마련된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찾아 하룻밤 새 고인이 된 친구들의 영정 앞에 머리 숙여 조문하고 있다. 부산/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함께 숨진 연극강사
방학기간 생활비 벌려다 참변…학생 아니라 관심 밖
방학기간 생활비 벌려다 참변…학생 아니라 관심 밖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로 10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사망한 9명의 학생들에 비해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는 놓인 한 ‘예술가’의 쓸쓸한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송인 안선영씨는 19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의 희생자 중 1명인 고 최정운(43)씨가 자신이 나온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 8기 선배라고 밝히며 따뜻한 관심을 부탁했다. 안선영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소치 올림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어젯밤 있었던 어이없는 경주 마우나 리조트 사고로 꽃같은 9명의 청춘과 생활전선에서 열심히 일하던 한 명의 가장이 숨졌다”며 “학생들과 달리 홀로 이벤트업체 직원이라 보상여부 대책회의에서도 배제될까 걱정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어 “홀로 따로 장례식장으로 모셨다 소식 접했는데 고인들 모두와 유족들에게 두 번의 상처가 되지 않도록 따뜻한 관심과 합당한 보상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벤트 업체의 직원으로 알려졌지만, 최씨의 원래 직업은 연극강사다. 10년차 연극강사인 최씨는 한국문화예술진흥교육원에서 선발한 전문 예술강사로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의 연극을 지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한 지인은 19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학생들의 겨울방학인 1~2월엔 수입이 없다보니 최씨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 일을 하러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정부가 예술강사들에겐 ‘4대보험 혜택’이 주어진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예술강사들을 3~12월까지 10개월 계약직으로 고용하는데다, 대부분의 강사들이 근무일수나 근무 시간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어 1~2월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누리꾼들은 이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머리 숙여 빈다”(@Me*******), “경성대 예술대학 동문이 나서서 도움을 받도록 노력좀 해보자”(@go****)는 댓글을 달며 안타까워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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