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금이 몇 세기야?’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의 이주노동자 노동 착취 문제에 이어, 전라남도 섬 지역의 ‘염전 노동자들의 인권침해’ 사건과 ‘매 맞는 텔레마케터’ 사건 등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대한민국이 때아닌 ‘노예노동’ 문제로 들끓고 있다.

염전에서 착취를 당하던 노동자가 극적으로 구출된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17일 기자 간담회에서 염전노예 사건에 대해 “전국적으로 착취 문제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며 “(염전 주인과 전남 신안군 신의파출소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 직원(경찰)이 나오면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 신안군 신지도 등에서 염전 노동자들을 감금하고 임금을 한푼도 주지 않은 채 일을 시켜온 ‘염전 노예 사건’이 지난 6일 세상에 처음 공개돼 온라인을 중심으로 파문을 일으키자 경찰 등 관계 기관이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전라남도와 전남지방경찰청,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고용노동지청, 목포해양항만청 등 5개 기관은 이날 오후 3시 전남도청에서 염전 노동자의 인권침해 파문과 관련한 합동대책회의를 개최한다. 염전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이와 함께 지난 16일,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시>(JTBC)의 ‘탐사플러스’가 보도한 ‘전화기 뒤에서 매 맞는 텔레마케터’ 역시 화제가 되고 있다. 방송에는 매출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스스로 뺨을 때리길 강요받거나 우산으로 폭행을 당하고 오리걸음을 걷는 벌칙을 수행하는 여성 텔레마케터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누리꾼들은 이런 일련의 뉴스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누리꾼 @o***)며 크게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한 블로거(닉네임 ay****)는 “염전노예에 이어 매맞는 텔레마케터라니, 대한민국은 아직도 지독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것 같다”며 “가해자들에 대해 반드시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도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 사회는 병들어 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모든 인간의 존엄성은 동등하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