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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다나까’ 말투 강요에 체벌까지…생활체육학과 규정 ‘뭇매’

등록 2014-02-17 11:58수정 2014-02-17 12:08

지난 16일 온라인의 한 게시판에 ‘생활체육학과 규정’이라는 인쇄물 사진이 올라왔다
지난 16일 온라인의 한 게시판에 ‘생활체육학과 규정’이라는 인쇄물 사진이 올라왔다
남자 선배가 여 후배 엎드려뻗쳐 시켜 당구 큣대 체벌도…
“선후배 간 존중 위해 지키는 전통”…누리꾼 비판 쇄도
‘안녕하십니까’란 인삿말과 함께 학교와 학번, 이름을 밝힌다. 모든 얘기는 ‘다나까 말투’(모든 말의 끝에 ‘요’자를 사용하지 않고, ‘다’나 ‘나’, ‘까’를 사용하는 군대식 말투)로 하고, 반바지나 치마는 입어서는 안 되며, 비비크림 이상의 화장을 해서는 안 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생활체육학과가 신입생들에게 이처럼 군대식 생활규정을 담은 문서를 배포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온라인의 한 게시판에는 ‘생활체육학과 규정’이라는 인쇄물의 사진이 올라왔다. 인쇄물에 따르면, 신입생은 “안녕하십니까 ○○대학교 생활체육학과 14학번 △△△입니다”라고 인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다나까’ 말투를 사용해야 하고 ‘요’자 사용은 금지되며 압존법을 사용해야 한다. 전화를 할 때는 선배가 먼저 끊기 전까지는 끊어서는 안 되며 통화가 가능한지 물어봐야 한다. 압존법이란 “문장의 주체가 화자보다는 높지만 청자보다는 낮아, 그 주체를 높이지 못하는 어법”으로 ‘할아버지, 아버지가 아직 안 왔습니다.’라고 하는 것 따위가 이에 해당한다.

용의 복장도 까다롭다. 남자는 염색·파마를 할 수 없으며 백팩만 가능하고 크로스 백은 착용할 수 없다. 지퍼와 단추도 끝까지 채우도록 했다. 여자의 경우, 비비크림까지 가능하지만 화장이 금지돼있다. 반바지·흰색이나 밝은 색 바지·치마·구두·워커·슬리퍼 등도 착용할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도, 선배들과 있을 때 모자 쓰고 있지 않기, 학교 안에서 이어폰을 끼지 않기,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무슨 일이든 선배에게 먼저 보고하기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 규정은 지난주 재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13학번 학생들이 신입생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학과 특성상 축구·골프 등 다양한 종목의 운동선수로 활동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 예전부터 학생들끼리 만들어 내려온 전통으로 보인다”며 “문건까지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연합뉴스>에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운동을 잘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 것은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를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학과의 누리집에는 군대식 문화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대학이 군대냐”는 비판이 대부분이다. 이에 한 ‘학과생’은 “학교 기강을 위해서, 선후배 간의 존중을 위해서 서로 지키는 전통이다…중략…저희는 그래도 남녀 차별없이 남학생 여학생 똑같이 맞는다. 남자 선배님들이 여자 후배들 엎드려쳐 시키고 당규 큣대로 때린다. 이런 게 평등이다”라고 이 생활규정을 옹호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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