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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 건겅악화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1일 오후 항소심 결심공판을 마친 후 구급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을 나서고 있다.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김승연 회장에게 검찰은 징역 9년과 벌금 1500만원을 구형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김승연·구자원 ‘판박이 선고’…경제민주화 어디로?
‘유전무죄, 무전유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구자원 엘아이지(LIG)그룹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자 온라인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김승연 회장) 경영권 유지를 위해 2천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구자원 회장) 혐의를 받고 있는 두 재벌 총수가 같은 날 똑같이 “건강상태가 나쁘다”는 점을 참작받아 나란히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자, ‘유전무죄’의 공식이 또 한번 확인됐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검사 출신 변호사인 백혜련 변호사는 이날 법원의 결정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병을 이유로 구속기간 대부분을 병원에서 집행정지 상태로 지내다 결국 집행유예. 또 국민들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나왔다”고 적었다.
한 누리꾼(@good0***)은 “김승연은 집유를 받고 이건희는 천억(배당)을 받고…노동자들은 고공에 있고 해고자들은 거리에 있고 부당함을 말한 자들은 교도소에 있고… 뭐 이래 세상이”라며 한탄했고 “(이럴 거면) 뭐하러 재판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thinkingdo****)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누리꾼들은 특히 김승연·구자연 회장 두 사람 모두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데 주목하고 있다. “재벌 경제범죄의 공식 형량대로”(@actw***)라며, 두 사람에 이어 재판을 받게 될 이재현 시제이(CJ)그룹 회장(14일)과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최재원 부회장 형제(이달 말께)도 결국 풀려나지 않겠느냐는 회의적 시선을 보냈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대표는 이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경제민주화는 정권 2년차(에) 물건너간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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