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재판’ 통화내역 누락 왜
권영세·서상기 외 제3의 실세 등장
수사발표 서두른 동기 ‘가늠자’
국정원-서울청 핫라인 움직여
엿새동안 수십차례 통화 집중
범죄의도 밝힐 직접증거 없는데
검찰, 통화자료 안낸것 이해안돼
권영세·서상기 외 제3의 실세 등장
수사발표 서두른 동기 ‘가늠자’
국정원-서울청 핫라인 움직여
엿새동안 수십차례 통화 집중
범죄의도 밝힐 직접증거 없는데
검찰, 통화자료 안낸것 이해안돼
2012년 12월 경찰의 국가정보원 직원 댓글사건 수사 당시 새누리당 핵심 실세들이 국정원 인사들과 통화하고, 국정원 인사들이 서울경찰청 수사라인과 집중적으로 연락을 취한 사실은 김용판(56)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재판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김 전 청장이 축소·은폐된 수사 결과를 서둘러 발표한 동기 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정회)은 새누리당 실세들의 통화 내역을 김 전 청장 재판에 증거로 내지 않아, 그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 실세들과 국정원, 서울경찰청 쪽의 통화는 검찰이 공개 법정에서 일부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9월9일 재판에서 검찰은 “2012년 12월11일부터 12월16일 사이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을 비롯한 국정원 직원과 경찰 관계자의 통화 내역을 증거로 제출하고 추가 내역이 있으면 더 내겠다. 국정원, 경찰, 정치권 관계자이다”라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라고 분명히 밝혔다.
검찰이 통화 내역을 재판부에 제출하려던 취지는 국정원 직원 김하영(30)씨의 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을 국정원 스스로 인식하고, 서울경찰청과 접촉해 수사를 축소·은폐하는 데 가담한 정황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이는 김 전 청장이 12월16일 밤 11시에 허위 수사 결과를 서둘러 발표하도록 한 동기를 보여주는 정황도 된다고 검찰은 봤다.
국정원과 서울경찰청의 통화 내역을 보면 두 기관 사이에 ‘핫라인’이 가동된 흔적이 보인다. 김 전 청장은 수사 결과를 발표한 2012년 12월16일 오후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과 통화했고 법정에서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김 전 청장은 또 이종명 3차장과 댓글사건 최초 발생일인 12월11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사건 현황을 공유하고, 같은 날과 14일 밤에 수사 내용을 전화로 알려줬다.
당시 수사실무를 맡은 김병찬 서울경찰청 수사계장은 국정원 연락관인 안아무개씨와 12월11~16일 날마다 10여차례씩 모두 50여차례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검찰은 이들의 통화 시각이 김 전 청장과 박원동 전 국장의 통화 무렵과 비슷한 사실을 파악했다. 서울경찰청 최현락 수사부장과 이병하 수사과장은 안씨와 12월16일 수사결과 발표 직전 발표 내용 및 시점을 통화와 문자로 여러차례 주고받았다.
검찰은 또 새누리당 핵심 실세들이 같은 시기에 국정원 쪽과 여러차례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다. 통화는 ‘새누리당→국정원→서울경찰청’으로 흘러갔다. 이런 사실은 국정원을 매개로, 새누리당과 서울경찰청이 연결되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이다. 검찰은 새누리당 실세 의원이 국정원 인사와 전화하고, 국정원 인사가 김병찬 수사계장에게 전화한 것을 수상쩍게 봤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실세들의 통화 내역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려다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특수부 출신의 한 검사는 “검찰은 통상 유죄 심증을 굳히려고 가능한 증거들을 재판부에 하나라도 더 내려고 한다. 김 전 청장의 범죄의도와 관련해 직접 증거를 수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런 통화 내역은 핵심적인 간접 증거다”라고 말했다. 김원철 이경미 기자 wonchul@hani.co.kr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322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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