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축협 소속 차량이 23일 금강 하구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작업을 벌이자 강 가운데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가창오리 수천마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서천 금강호에서 수거한 가창오리 사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을 사실상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천/연합뉴스
“가창오리 7만마리 금강호로 이동”
삽교호 인근서도 청둥오리 폐사체
검역본부, 충남으로 방역대 확대
이틀째 추가 감염의심 신고 없어
삽교호 인근서도 청둥오리 폐사체
검역본부, 충남으로 방역대 확대
이틀째 추가 감염의심 신고 없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전북을 넘어 충남 지역으로 북상했다. 닭·오리농장에서는 이틀째 추가 감염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검역본부)는 23일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 55㎞ 북쪽에 위치한 충남 서천 금강호에서 수거한 가창오리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을 사실상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용호 검역본부장은 “부검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정도면 80% 이상 고병원성 감염이 확진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역본부는 방역대를 충남 지역으로 끌어올려, 가창오리 폐사체가 발견된 금강하굿둑 주변 10㎞ 이내에 있는 서천 지역 닭·오리농장에 대해 이동제한 조처를 내렸다. 닭농장은 7일 동안, 오리농장은 14일 동안 이동제한을 받는다. 지금까지 검역본부는 최초 발생 지점인 전북 고창군 신림면과 2차 확진 농장이 있는 전북 부안군 줄포면의 2개 지점 주변에 집중적인 방역대를 설정해 관리해왔다.
환경부는 동림저수지에서 월동중이던 가창오리 7만마리가 금강호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역본부는 지금까지 전국 7개 시·도에서 모두 177마리의 야생 철새 폐사체 신고를 받아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89마리와 큰기러기 3마리, 서천 금강호의 가창오리 3마리에 대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을 내렸다. 충남도는 이날 오후 1시께 당진시 우강면 부장리 삽교호 배수갑문 하류 방향 1.5㎞ 지점에서 가창오리 19마리, 청둥오리 1마리 폐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검역본부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또 이날 낙동강 하구인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이 나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검사가 의뢰됐으며, 을숙도 철새 도래지에서는 검둥오리류인 물닭 1마리와 붉은부리갈매기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이후 이틀째 닭·오리농가에서 추가 의심신고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닭·오리농장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1일 신고된 고창군 해리면 오리농장은 고병원성 감염이 이날 확진됐다.
농식품부는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보고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가 철새로부터 유입됐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지금으로선 그 가능성이 높다”며 철새 이동경로를 인근 농가에 전파해 경보를 발령하는 ‘철새경보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매몰처분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보상금의 일부를 설 명절 이전에 선지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김현대 선임기자, 대전/전진식 기자 koala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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