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노조자문위원회 사무총장도 참석
“철도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 탄압 중단돼야”
용산참사 5주기·문익환 목사 20주기 추모제도
“철도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 탄압 중단돼야”
용산참사 5주기·문익환 목사 20주기 추모제도
“우리 투쟁이 끝났습니까?”
“아니오!”
“끝났습니까?”
“아닙니다!”
신승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의 선창에 조합원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1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2·25 총파업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3차 결의대회’에는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1만여명(경찰 추산 4800명)의 조합원이 모여들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대열의 선두에 섰다.
23일 동안의 파업 끝에 김명환 위원장 등 지도부 5명이 구속된 상황에서 철도 노동자들은 “정당한 파업투쟁, 노동탄압 분쇄하자”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국민철도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도부 석방과 민영화 시도 중단을 요구했다. “멈춰라 민영화” “힘내라 민주주의”라는 문구의 손팻말도 등장했다.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나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한 ‘인사 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난 최연혜(58) 코레일 사장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이영익 전 철도노조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박근혜 정권은 철도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합법적 파업을 벌인 노동자들을 탄압할 게 아니라, 철도가 죽든말든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추잡한 정치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정치판을 기웃거리고 있는 최연혜 사장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위원장은 “그 동안 조합원들이 영웅적으로 벌였던 파업 투쟁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김명환 위원장의 가열찬 투쟁정신을 이어받아, 케이티엑스 분할 민영화 저지를 위해 국민과 함께 하는 총력 투쟁을 벌여 나가자”고 강조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철도뿐 아니라 의료와 교육, 물과 전기의 민영화를 공공연하게 언급했고 노동 탄압에 대해서는 반성과 사과는 커녕 매도와 왜곡으로 일관했다. 민영화 시도를 저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오는 2월25일 국민과 함께하는 총파업 투쟁으로 흔들림없이 진군하자”고 말했다.
유지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의료 민영화 논란’과 관련해 “철도가 국민의 재산이라면, 의료는 국민의 건강이다. 국민들의 반대에도 이름만 바꾼 민영화 정책을 강행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 2월25일 국민들과 함께하는 총파업 투쟁으로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이날 집회는 노동자들의 ‘국제적 연대’를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존 에반스(61) 경제협력개발기구 노조자문위원회(OECD-TUAC) 사무총장은 “박근혜 정부에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한국의 철도 노동자들은 정당한 노동권과 국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합법적인 파업을 했지만 정부는 이를 탄압하고 있다. 이러한 탄압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을 마친 뒤 어색한 한국어로 “투쟁”을 외쳐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최근 노동자들에 대한 무력 진압으로 국제적 논란을 빚고 있는 캄보디아 사태와 관련해 ‘캄보디아 이주공동체’의 테이 소젯(여·25)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노동자들의 시위에 대해 캄보디아 정부와 한국 자본을 포함한 업주들은 무자비한 진압을 했다. 우리는 짐승이 아니라 노동자다. 더 이상 캄보디아 노동자들을 죽이지 말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오후 4시께 행진 없이 마무리됐다. 집회를 마친 뒤 조합원들은 같은 자리에서 열린 용산참사 5주기 추모제와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0주기 추모, 관권선거 규탄, 민주회복 평화실현 촛불문화제’에 연이어 합류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