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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송여고 교장, 위안부할머니 항의방문에 “교과서 재논의”

등록 2014-01-08 19:48수정 2014-01-08 23:12

8일 경북 청송군 청송여고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재논의를 약속한 박지학 교장과 악수를 하며 교정을 나서고 있다. 청송/연합뉴스
8일 경북 청송군 청송여고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재논의를 약속한 박지학 교장과 악수를 하며 교정을 나서고 있다. 청송/연합뉴스
학운위 열지않고 ‘교학사 선정’
경북도교육청, 시정 지시 내려
서울을 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경북 청송여고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이 학교를 찾아 항의하자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학부모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교과서 선정 재논의 방침을 밝혔다. 청송여고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지도 않고 마치 연 것처럼 서류를 꾸며 교육부의 교과서 선정 매뉴얼을 어겼다. 경북도교육청은 교과서 선정 매뉴얼을 어긴 청송여고에 시정 지시를 내렸다.

박지학 청송여고 교장은 8일 오후 4시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5) 할머니에게 “교학사 교과서에 오류가 있는 줄 몰랐으며, 내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학부모 의견을 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다른 학교는 다 교학사를 채택하지 않기로 하는데 왜 청송여고만 다시 나를 울리는 거냐”며 박 교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이용수 할머니와 주민, 교사, 시민단체 관계자 등 20여명은 청송여고를 방문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8일 <한겨레>가 입수한 청송여고의 경북도교육청 제출 자료를 보면, 청송여고는 한국사 교과서 선정을 위해 지난달 19일과 20일 각각 교과협의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었다고 도교육청에 보고했다. 학교운영위원회에는 위원 4명이 참여해 한국사 교과서를 심의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청송여고는 교과서 선정 과정에서 학교운영위원회는 연 적이 없는 등 교육부가 전국의 시·도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로 내려보낸 ‘검인정 교과용 도서 선정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 매뉴얼에는 역사 교사 3명 이상으로 교과협의회를 꾸려 한국사 교과서를 순위대로 3개 추천하도록 돼 있다. 이어 학교운영위원 심의를 거쳐 교장이 최종 확정한다.

전교생이 140여명에 불과해 역사 교사가 1명뿐인 청송여고는 역사 교사 1명과 사회 교사 1명으로만 교과협의회를 구성해 교학사 교과서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역사 교사가 3명이 되지 않는 학교는 주변 학교에서 부족한 역사 교사를 위촉해 교과협의회를 꾸려야 한다. 또 학교 누리집에 교과서 선정 기준표와 절차, 결과, 학부모·학생 의견개진 방법 등을 공개하라는 지침도 따르지 않았다. 강종창 청송여고 학교운영위원장은 “학교운영위원회가 열린 적이 없었고,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채택됐다는 사실도 몰랐다. 9일 오전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번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송/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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