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 미화’로 논란을 빚고있는 교학사 한국사교과서가 일선학교에서 잇따라 외면당하자 보수 우익 인사들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종북자치단체 인사’ ‘광기’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학교들이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한 과정을 두고 “떼로 몰려가 아우성치면 거짓으로 우겨도 받아들이는 행태”라며 맹비난했다. 그는 또 “교학사 사장님을 만났다”며 “팔순의 회장님에게 쌍욕을 퍼부으며 죽이겠다는 협박이 매일 쏟아졌답니다. 참으로 저질, 저급한 세력입니다. 책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고, 데모하는 어느 누구도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보지못했습니다.그들의 선동과 억지, 참으로 망국적입니다” 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희재씨도 7일 자신의 트위터에 “곳곳에서 친노종북 세력들에 의해 교학사 교과서가 밀려나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내고 “교학사 교과서 탄압에 선봉대는 친노포털 다음과 네이버로 항공모함 두 척의 맹폭에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애국진영도 포털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보수우익 인사들이 한결같이 ‘외압설’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가 현재까지 단 1곳으로, 전국 1%도 안되자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수논객 조갑제씨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경북 청송여고에 ‘앞으로 대한민국 최고 명문고가 될 것’이라고 격려 전화를 했다”며 “이 학교는 전체주의적 마녀사냥에 굴하지 않는 ‘마지막 잎새’ 같은 존재”라고 칭송했다. 조갑제씨 말에 따르면 청송여고 교장은 농림부 출신 공무원으로 “주로 여자들이 비방 전화를 걸어왔지만 신경쓰지 않는다”며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6일 조갑제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애국세력이 나서서 교학사 교과서 사 주기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글을 함께 게시했다.
한편, 교학사 교과서를 집필한 공주대 이명희 교수는 6일 <에스비스에스>(SBS) 라디오 프로그램인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한국판 홍위병들이 동원되어 가지고 교학사 교과서를 분서갱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같은날 <제이티비시>(JTBC) ‘뉴스 9’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이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는) 자율적 결정이 아니라 엄청난 압박이 작용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교학사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건 오류가 아니다. 수능의 관점에서 본다면 교학사 교과서를 추가로 봐야할 일이 생길 것이다”는 의문스러운 주장을 펴기도 했다.
우익인사들의 강도높은 교학사 교과서 구하기 발언에 대해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국의 보수우파를 친일파로 둔갑시킨 궤변”(@fi*******)이라는 등의 댓글이 다수였다. 한 누리꾼(닉네임 바****)은 “국민과 학생들이 대부분이 싫다면 그 교과서 안 쓰는게 맞지 소수 친일파 기득권을 위해 그 교과서를 써야 되나?”고 되물었다. 다른 누리꾼도 (닉네임 아****)도 “(우익인사들은) 허위사실 유포하지 마십시오. 다음 네이버 등등 어디에나 친노, 친박, 친이 다 존재합니다. 교학사 반대하는 이유는 우편향교과서라면서 친일에 관련된 부분이 너무 왜곡되어 있기때문에 그런 겁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 트위터리언(@me*******)은 “새누리당과 교육부는 교학사 교과서 철회하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압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잘못된 교육을 받지 아니할 권리를 충분히 가진 사람들이다. 그 권리를 주장한 것이 외압이 아니라 철회한 것을 감사하는 교육부가 외압”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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