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도 실시와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중태에 빠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말을 종합하면, 이아무개(40)씨가 31일 오후 5시42분께 서울시 중구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분신해 전신 3도 화상을 입었다. 이씨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화상치료 전문 병원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독하다. 담당 의사는 “48시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씨는 분신 시도 전 112에 전화해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시위를 할 예정이고, 곧 불이 날 거다. 교통 통제를 해달라”며 분신을 암시했다. 또 분신 직전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고 쓰인 펼침막 2개를 고가도로 난간에 걸었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한 가운데 이씨가 분신했고, 주변에 있던 경찰이 곧바로 소화기로 진화했다.
광주광역시 출신인 이씨는 그 지역 ㄷ렌트카업체에서 지난 28일 빌린 스타렉스 차량을 타고 서울로 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을 세차례 지나간 택시기사 정아무개(52)씨는 “오후 5시 반께 한 남자가 차량을 세워둔 채 박스에서 무언가를 꺼내고 있었다. 잠시 뒤 그곳을 지날 때는 시너 냄새가 진동했다”고 말했다. 방준호 이재욱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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