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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말이 안통하네뜨께 바칩니다”…한파 녹인 ‘연대 열기’

등록 2013-12-29 20:47수정 2013-12-30 15:07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1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치고 도로 한복판으로 나온 참가자들이 28일 저녁 광화문네거리에서 차로 벽을 쌓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1차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치고 도로 한복판으로 나온 참가자들이 28일 저녁 광화문네거리에서 차로 벽을 쌓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현장] 전국서 ‘총파업 지지’ 목소리

학생·주부·직장인·교사 등 각계각층
서울·부산 등 5곳에서 동시 플래시몹
800여명 레미제라블 주제가 합창
“말이 안통하네뜨께 바칩니다”

서울광장 결집 전 사전집회 잇따라
변호사 120여명 “민주주의 회복” 외쳐
시민들 “국민 반대 민영화 멈춰야”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심장 박동 요동쳐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

28일 오후 3시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 모인 300여명의 학생이 일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대부분 대학생이었지만,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도 여럿이었다. 이들은 검은 옷에 붉은색 장갑이나 목도리 등을 맞춰 입었다. 붉은 깃발이 힘차게 펄럭이는 가운데, 이들은 뮤지컬 <레 미제라블> 삽입곡인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를 한국어로 불렀다.

이 플래시몹 행사는 의정부 발곡고등학교 이지은(17) 학생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지지하자며 제안했다.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행사에는 “대구 출신이자 서울에 있는, ‘말이 안통하네뜨’께 이 노래를 바칩니다”라는 손팻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말이 안통하네뜨’는 누리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붙인 별명이다. 이지은 학생은 “서울뿐 아니라 부산 150여명, 대구 100여명 등 전국에서 모두 800여명의 누리꾼이 동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행사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3분가량 노래를 부른 이들은 서울광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분쇄, 철도파업 승리 1차 총파업 결의대회’에 민주노총 추산 10만여명(경찰 추산 2만3000명)의 시민이 운집할 수 있었던 건 이처럼 시민과 학생 등 광범위한 여론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절반가량이 조합원이 아닌 시민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사전 집회를 열어 ‘철도파업 지지’와 ‘민주주의 회복’을 외쳤다. 오후 2시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120여명은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 모여 “정의를 이기는 불의는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선전물을 일제히 펼쳐 보였다. “법정에서 거리로”라는 문구의 팻말도 등장했다.

민변 회장인 장주영 변호사는 “헌법상의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외치는 민변의 활동이야말로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변호사의 사명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민주주의 회복을 바라는 국민들과 연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의 주인공인 대학생 300여명은 청계2가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 500여명은 탑골공원에서 사전 집회를 연 뒤 서울광장에 합류했다. 변성호 전교조 사무처장은 “박근혜 정권은 정당한 철도파업을 불법으로 만들고 지도부에 체포영장을 남발하고 있다. 정권이 노동자와 민중에 대한 칼날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가 칼날이 되어 정권을 끝장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교사들은 “선생님도 안녕 못 해” “멈춰라 민영화 재앙” “불통 대통령 OUT(아웃)” 등의 손팻말을 들고 “전교조 탄압 분쇄하고, 철도파업 승리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서울광장 집회에서 만난 시민들도 한목소리로 박 대통령의 ‘일방통행 국정운영’을 비판했다. 주부 정성미(47)씨는 “그동안 노조가 파업을 해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노조가 국민들에게 안전한 철도와 값싼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명분있는 싸움을 하는 것으로 안다. 박근혜 정부는 왜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철도 민영화를 자꾸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송호균 방준호 이재욱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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