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철도파업, 극적 타결 가능성은?

등록 2013-12-26 21:27수정 2013-12-27 13:47

“민영화 없다고 했는데 뭘 더”…‘제3 타협안’ 없어 전망 흐릿
28일 총파업 돌입 전 타협 못하면
정부-시민사회 장기대결 갈 수도
‘민영화 금지법’ FTA 위반 들며 거부
정부 사쪽 통해 대화 시도했다는
명분쌓기 그칠 가능성
전국철도노조 파업 18일 만인 26일 노사가 실무교섭을 재개하는 한편 국회에서도 여야가 27일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노-사-정 중재에 나서기로 하면서, ‘강대강’ 대치로 치닫던 철도노조 파업이 ‘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조와 코레일, 정부 모두 파업 장기화와 그에 따른 정면대결 양상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지만, 초반부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던 노·사·정 3자가 모두 승복할 만한 중재안 자체가 보이지 않는 게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일차적인 관심사는 민주노총이 예고한 28일 총파업 이전에 노사가 타협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여부다. 28일 총파업에는 한국노총도 연대 방침을 밝히고 있는데다 시민사회 진영과 종교계·학생들도 대거 참여를 예고하고 있다. 28일 전에 노·사·정 사이의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와 노동계 및 시민사회가 정면충돌하고, 장기대결 국면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가 26일부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일단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전날 철도노조에서 종교계에 “정부와 대화를 중재해달라”고 요청하고 이에 조계종이 중재에 나서자,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조계사를 방문해 노조와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파업 중에 정부나 청와대가 직접 나서기는 어렵지만, 어쨌거나 사쪽을 통해 대화를 시작하면서 전향적으로 해결해보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강경 일변도로 비치는 정부 대응 방식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민주노총에 공권력을 투입한 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상황을 더 악화시킨데다, 보수언론에서조차 ‘총리나 장관이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한 적이 있느냐’는 비판을 내놓자 부담을 느낀 눈치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도 노조를 일방적으로 굴복시키는 것보다 총파업 이전에 뭔가 극적인 타협을 이뤄내는 게 좋고, 그럴 때 국민들이 더 좋아한다는 걸 안다. 다만 방법이 도무지 보이지 않아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사·정 3자가 부딪히고 있는 핵심 쟁점에 대한 정부 쪽 반응을 보면, 최근의 기류 변화는 정부와 사쪽이 ‘대화를 시도했다’는 명분을 쌓고 정부의 무대책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피해가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나 굴복이 아닌 ‘제3의 타협안’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로선 뭔가 양보할 여지가 없다. 장관, 총리, 대통령까지 나서서 분명하게 ‘민영화는 없다’고 했는데, 그 이상 뭘 추가로 제시할 수 있겠느냐”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부·여당이 ‘민영화 금지 법제화’ 등 노조의 요구사항은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등을 들어 수용하지 않으면서, 대신 실효성 없는 ‘국회 결의안’ 등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구나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오후 대국민 담화문에서 “투쟁에 밀려 국민 혈세를 낭비시키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물밑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중재 시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애초부터 ‘대타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심을 키운 것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봉준호 “해외 배우들, 계엄 뭔 일이냐 연락 와…황당하고 초현실적” 1.

봉준호 “해외 배우들, 계엄 뭔 일이냐 연락 와…황당하고 초현실적”

[단독] 헌재 직권증인 “이진우, 공포탄 준비 지시…의원 끌어내라고” 2.

[단독] 헌재 직권증인 “이진우, 공포탄 준비 지시…의원 끌어내라고”

정규재 “윤석열 보호 외치는 TK…썩은 양반 계급으로 회귀 중” 3.

정규재 “윤석열 보호 외치는 TK…썩은 양반 계급으로 회귀 중”

김용현 변호인, ‘증거인멸’ 말 맞췄나…이진우·여인형 ‘옥중 접견’ 4.

김용현 변호인, ‘증거인멸’ 말 맞췄나…이진우·여인형 ‘옥중 접견’

방첩사 정성우 “노상원 전화 ‘모두 위법’…대화 안 돼 언성 높였다” 5.

방첩사 정성우 “노상원 전화 ‘모두 위법’…대화 안 돼 언성 높였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