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완성차업체 모두 ‘불법파견’ 판결에도…정규직화 외면

등록 2013-12-01 20:04수정 2013-12-01 22:38

법원 “쌍용차, 사내하청 직접 지휘”
소송 4명에 파견법따라 고용 간주

현대차·한국지엠 정규직 전환 ‘0명’
“특별근로감독 벌여 시정명령해야”
노동계, 박대통령에 공약이행 촉구
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에 이어 지난달 29일 쌍용자동차도 사내하청 노동자의 불법파견을 인정한 법원 판결을 받음에 따라 국내 3대 완성차 업체 모두가 불법파견 사내하청을 쓰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잇단 판결에도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곳은 없어 ‘불법파견 사업장에 대한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리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도 거짓이 되어가고 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민사1부(재판장 이인형)는 서맹섭씨 등 쌍용차 사내하청 직원 4명이 원청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들이 쌍용차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자동차 생산 업무를 하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 옛 파견법에 따라 파견 2년이 만료된 다음날부터 쌍용차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간주된다”고 지난달 29일 판결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파견법)은 2007년 7월 개정되기까지는 불법파견 노동자에 고용의제(이미 직접고용된 것으로 봄), 개정 뒤에는 고용의무(원청에 직접고용의 의무가 있음) 조항을 두고 있다. 서씨 등은 2001~2003년에 사내하청 회사에 입사해 고용의제 조항이 적용됐다.

이는 대법원이 2010년 7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씨의 불법파견을 처음 인정하고, 올 2월에는 한국지엠의 전 라인에서 불법파견이 이뤄졌다며 데이비드 닉 라일리 전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벌금형을 최초로 확정한 데 이어 불법파견이 인정된 세번째 경우다. 하청공장을 따로 가동하는 기아차를 빼고, 국내 대표적 완성차 업체 3곳이 사내하청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면서도 고용·인사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관행에 일제히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런 흐름은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1600명이 “불법파견이므로 현대차가 우리의 사용자임을 확인해달라”며 2010년말 제기해 내년 1~2월 서울중앙지법이 1심 판결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최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은 물론, 올 7~8월 제기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1004명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잇따라 불법파견의 근거로 짚은 노무 구조가 자동차업체는 물론 서비스업계에서도 유사하게 발견되는 탓이다.

이번 재판부는 △원청이 하청업체의 근태관리에 개입하고 △표준작업요령 등에 따라 작업지시를 했으며 △하청 노동자가 쌍용차 소유의 제반 설비와 기계·자재 등을 사용한 점 등을 불법파견의 근거로 들었다.

잇따른 판결에도 불구하고 불법파견 노동자의 신분은 바뀌지 않고 있다. 현대차 소송을 주도한 최병승씨는 부당해고 8년 만인 올 1월에야 정규직 발령이 났으나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로 여전히 회사와 갈등 중이다. 한국지엠도 전 경영진은 불법파견 혐의가 대법원에서 확정됐음에도 2005년 노동부에 경영진을 진정한 사내하청 노동자 843명 가운데 단 한명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후보 시절 ‘불법파견 판결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 ‘불법파견 재확인시 직접고용 시정명령’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관련 판결 8달 만인 이달 2일 한국지엠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쌍용차를 비롯한 모든 완성차 및 부품사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며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자리를 불법으로 사내하청으로 고용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