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채동욱(54)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장영수)는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로 의심받는 채아무개군과 어머니 임아무개씨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무단 열람해 유출한 의혹을 사고 있는 조아무개(53) 서울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을 28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조 국장을 상대로 누구의 부탁을 받고 채군 등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열람·유출했는지, 다른 정부기관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조 국장은 전날 <한겨레> 기자와 만나 “누군가의 요청으로 알아본 것은 사실이만 그가 누구인지, 어떤 경위인지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채군 등의 가족관계등록부 열람을 부탁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대로 그를 불러 구체적인 경위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채군 등의 항공권 발권기록에 대한 무단조회 의혹과 관련해 이달 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채군의 학교 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로그인 기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어디서 유출됐는지 전방위로 살펴보는 차원이다. (유출이 됐다면) 정상적으로 나갔는지, 용도 외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여부를 규명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 지난 9월 “<조선일보> 보도로 채 전 총장과 임씨 등 의혹 당사자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사건도 수사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명예훼손은 사실관계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여부가 확인돼야 처벌을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곽규택)가 수사중인 명예훼손 사건은 채 전 총장 쪽으로부터 ‘임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확인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법조계바로정돈국민연대는 9월 임씨가 채 전 총장을 아이의 아버지로 사칭해 채 전 총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임씨를 고발했다. 같은 명예훼손 사건이지만 형사3부 사건은 피의자가 <조선일보>이고 형사6부 사건은 피의자가 임씨다.

김정필 김선식 기자 fermat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