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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평균 월급 134만원, 이게 고액 임금?
삼성 수리기사들 “자살자 모독말라”

등록 2013-11-05 08:04수정 2013-11-05 08:42

포항서비스센터 24명 급여 공개
미수금 등 월급공제는 위법 소지
민주노총 등 ‘최종범 대책위’ 결성
삼성전자서비스가 이른바 ‘고액 임금’ 내역을 들이대며 협력사 직원 최종범(32)씨의 자살 원인을 ‘물타기’ 하지만, 같은 달 100만원대 급여를 받은 협력사 직원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4일 삼성전자서비스 포항서비스센터 외근기사 24명(전체 70명, 외근기사는 28명)의 급여명세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들은 9월치 급여(세전 기준)로 평균 134만2000원을 받았다. 6년차 조아무개씨 월급이 105만5000원으로 가장 적었고, 11년차 방아무개씨가 207만7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은 최종범(천안서비스센터)씨가 숨진 뒤 그의 ‘7~9월 평균 급여가 505만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포항 쪽 기사들의 9월 평균 급여는 올해 법정 최저임금 101만5740원보다 30만원가량 많은 액수로, 최저생계비 154만6400원(4인 기준)의 87% 수준에 불과하다. 24명 가운데 11명(45.8%)의 실수령액(세금·4대 보험 등 공제)은 100만원이 안 됐다. 21년 동안 ‘삼성 직원’으로 자부해온 최아무개씨도 그달 103만원을 손에 쥐었다.

포항센터는 노조가 활성화될 경우의 ‘본보기’이기도 하다. 9월 급여로 81만원이 통장에 입금된 조아무개(6년차)씨는 “(조합원·비조합원 구분 없이) 직원의 70%가 130만원 이하를 실수령했다”며 “지난 4월 우리가 관할하던 포항 남구를 삼성 본사 직영의 대구 효목센터와 노조원이 없는 경주센터로 넘긴 뒤부터 일이 크게 줄어왔다. 우리 센터에 (노조 성격을 띤) 근로자협의회가 부산과 함께 가장 먼저 조직되자 이를 방해하기 위해 본사가 ‘지역 뽀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센터도 다른 센터들처럼 조합원 5명만을 상대로 지난주 감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한편 삼성 쪽이 최종범씨의 월급 내역을 설명하면서 직원에게서 수리 미수금 등을 공제해왔다고 밝힘에 따라(<한겨레> 4일치 9면), ‘임금 부풀리기’ 논란이 위법 논란으로 커질 조짐이다. 삼성과 천안센터는 최씨 월급에서 미수금이 공제된 데 대해 “미수금은 고객이 (수리 뒤) 현금으로 입금하겠다고 약속했다 늦어지는 경우 기사 월급에서 일단 공제하는 제도”라고 해명했다.

권영국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는 “근로계약에 따라 미수금 발생 때 근로자가 대신 지불하는 것이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근로계약엔 없을 경우,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정당하게 갖는 채권도 임의로 월급에서 공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대법원 판례여서 근로자 채무도 아닌 미수금을 공제하는 건 명백한 부당이익”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50여개 시민단체와 함께 ‘최종범 열사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고인에 대한 사과 △노조원 표적감사 중단 △부당 인사발령 중단 △적정 생계비 보장 등을 삼성에 요구하며 전면 투쟁을 선포했다.

임인택 이정국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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